
백호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그룹 뉴이스트를 떠나 홀로서기를 마친 그는 '0도'에서 끓어오를 준비를 마쳤다. 비장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백호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첫 솔로 앨범 'Absolute Zero'(앱솔루트 제로) 발매를 기념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앨범명 'Absolute Zero'란 모든 분자의 에너지 흐름이 '0'(zero)가 돼 어떤 저항도 없는 상태인 '절대 영도'를 뜻한다. 본인만의 템포로 나아갈 백호는 의지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 앨범에 중점적으로 봐야할 포인트는 곡의 흐름이다. 백호는 곡 마다 사랑의 감정을 온도에 빗대어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솔로 데뷔를 앞두고 "떨리고 기대가 많이 된다. 사실 준비 과정에서 욕심이 많이 나더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란 욕심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들어보고 완성된 콘텐츠를 보니 마음에 든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도 마음이 든다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보통 오랜 시간 그룹 활동하다가 솔로 데뷔하는 가수들은 3~4분을 홀로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부담을 느끼곤 한다. 이런 부담은 없었냐고 묻자, 백호는 "난 없었다. 혼자 3-4분 정도를 채워야 하니 더 다채로운 앨범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걱정했던 것 만큼, 홀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와닿지 않더라"고 말했다.
◆ "데뷔 10년 경험치 활용해 탄탄한 앨범 만들어"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No Rules'(노 룰즈)를 포함해 총 6곡이 수록됐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트랙 'Festival in my car'(페스티벌 인 마이 카)를 시작으로 'LOVE BURN'(러브 번), 'We don't care no more' (Feat. June One of Glen Check) (위 돈 케어 노 모어), 'BAD 4 U'(배드 포 유), '변했다고 느끼는 내가 변한 건지' (Feat. Sik-k) 등이다. 타이틀곡인 'No Rules'는 우리 둘만의 공간에서 속삭이는 자유로운 해방의 순간을 그린 곡. 중독성 강한 베이스 라인과 반전되는 록 사운드가 특징이다.
백호는 "그룹으로 있었을 땐 강렬하게 만드려고 노력했다. 귀에 더 걸리는 느낌이 있어야 했고 파트 별로 바뀌는 느낌이 확실해야 했다"라며 "솔로 앨범에선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들리길 바랬다. 미니멀하게 만들었다"라고 얘기했다. 또 "더 많은 사람이 들어줬으면 좋겠고 호불호를 최소화하고 싶었다. 팝 음악을 들을 때, 모든 가사를 다 알아듣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팝 음악을 들었을 때 그렇게 한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었다"라며 "편안한 음악과 더불어 디테일하게 뜯으면서 들어도 재밌는 음악일 것"이라고 자부했다.
솔로 앨범 활동에서 그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그간의 경험을 통한 발전이다. 백호는 "내가 데뷔한 지 오래됐다. 10년의 시간이 소중했다. 그땐 메인 보컬과 포지션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활동했었던 경험치를 바탕으로 솔로 활동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팀에서 맡았던 고음, 센소리를 덜어내고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내용으로 얘기하는지에 대해 더 풀어냈다"라고 전했다.
이번엔 의자를 사용한 퍼포먼스로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다. 백호는 "댄서와의 호흡에도 집중하고 있다. 의자를 사용한 이유는 나라는 사람을 피사체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의자를 사용했다"라며 "오브제의 느낌으로 (의자를) 사용을 했다. 또 움직임을 최소화해 가만히 있어도 멋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운동이 좋은 것도 있지만 운동이 시작한 계기도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시작하기도 했고 지금까지도 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 모습도 당연히 보였으면 좋겠다"라며 꾸준히 운동한 이유를 설명, 이번 활동에도 노출이 있다고 덧붙였다.
◆ "플레디스와 재계약한 이유는.."

뉴이스트는 2012년 데뷔, 2022년까지 수많은 타이틀곡으로 활동해왔다. 활동 중 JR, 백호, 민현, 렌은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 민현은 워너원 멤버로 발탁됐다. 워너원 활동기 동안 JR, 아론, 백호, 렌은 유닛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2019년 2월 민현의 워너원 활동 기간을 마치고 소속사와 전원 재계약,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올해 3월 소속사 측은 뉴이스트와 전속 계약을 만료, 민현과 백호만 재계약을 체결했다.
백호는 회사와 계약한 이유에 대해 "현 상황에 잘 맞는 곳을 고민했다. 여기가 나한텐 가장 잘 맞더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 나보다 오래된 분이 많이 계시지 않다. 대부분 가족같이 편안하게 지내는 직원들이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라면서도 "새로운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새로움을 계속 갈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뉴이스트 활동을 마치고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백호는 "우리 다섯 명 모두 지금보다 더 잘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 같이 잘되면 건강한 사이가 되지 않겠나. 다섯 명 모두 열심히 해서 더 잘되길 바란다"라며 "멤버들 모두 내 솔로곡을 들어놨다. 우리끼리는 응원하고 좋다는 말을 해주더라"고 얘기했다.
백호는 활동기를 돌아보며 "멤버들을 처음 만났을 때, 서울에 올라왔을 때 등 모든 순간이 떠오른다. 괴로운 날도 분명히 있엇다. 이 부분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순간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기 때문에 의미 있다"라고 회상했다.
◆ "지난 10년간 활동, 내 꿈을 바꿔"

백호는 지난 10년간 열심히 활동을 이어왔다. 과거와 자신을 비교해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10년 된 선배분들 보면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10년이 넘고 보니 별생각이 없다. 오래 했다는 것도 모르겠다. 난 그냥 10년 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라며 "아직도 나보다 오래된 선배님들이 많고 예능 촬영하러 가도 형들이 있다. 10년이 오래된 시간이지만 체감상 크진 않은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활동하며 변한 게 있다면 꿈이라고 밝혔다. 백호는 "지금 꿈은 오래 하는 게 꿈이다. 누군가는 내가 이제 10년 넘었으니 오랫동안 활동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직도 아기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라며 "얼마 전, 박미선 선배님과 촬영했다. 길거리에서 촬영하는데 박미선 선배님은 지나가시는 분들과 아는 사이처럼 인사하더라. 처음엔 정말로 원래 아는 사이인 줄 알았다. 그만큼 대중과 가깝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도 오랫동안 활동해서 그런 분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현재 가요 시장에선 여성 아이돌 그룹이 강세인 가운데 지코, 크러쉬 등 조금씩 솔로 남성 가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백호는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깨달은 부분이 있다. 난 생각보다 좀 낭만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또 녹음하면서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했다"라며 "롤모델로 생각하는 분은 없지만 좋은 말씀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백호는 "지금 너무 신난 상태다. 예능 촬영하는 것도 즐겁다. 특히 예능에선 형들이 하는 걸 보면 정말 TV 보는 것 같더라"며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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