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팬덤 문화가 미국 최고 명문대학의 학문적 연구 대상이 됐다.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Harvard-Yenching Library)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K팝 굿즈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는 컬렉션 구축에 나섰다고 하버드 대학교 공식 매체 하버드 게제트(Harvard Gazette)가 3월 26일 보도했다.
야광봉부터 포토앨범까지…17박스에 담긴 K팝의 역사
하버드 옌칭도서관 한국 컬렉션 사서 강미경은 "아이디어는 부찬용 교수에게서 나왔다"며 "1세대부터 현대까지 아이돌 그룹을 선별하고, 벤더와 함께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고 밝혔다. 현재 17개 보관 박스에 담긴 이 컬렉션은 26개 이상의 그룹을 아우르며 콘서트 굿즈, 녹음물, 포토앨범, 포스터 등 팬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모든 것을 포함한다.
이 컬렉션 구축의 계기가 된 것은 동아시아 언어문명학과 부찬용 조교수가 이끄는 '코리안 스타즈(Korean Stars)' 수업이다. 부 교수는 한국 스타들의 머천다이징 역사가 1910~1930년대 무성영화 변사들의 스타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1980~90년대를 거치며 서태지와 아이들, H.O.T. 같은 1세대 K팝 그룹이 잡지 표지와 포스터를 장식했고, 이것이 오늘날 글로벌 K팝 굿즈 문화의 뿌리가 됐다는 설명이다.
"야광봉은 단순 응원 도구가 아니다"
수업에서 가장 주목받은 물건은 단연 야광봉이었다. 각 K팝 그룹마다 고유한 디자인을 가진 블루투스 야광봉은 공연장에서 무대 연출과 연동해 색이 바뀐다. 부 교수는 "야광봉을 통해 팬들은 말 그대로 시각적 스펙터클 속에 통합된다. 팬은 진정으로 공연 전체의 일부가 된다"고 설명했다.
야광봉의 진화도 학문적 분석 대상이 됐다. 초기 K팝 팬덤에서는 서로 다른 색깔의 풍선으로 소속 팬덤을 구별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굿즈도 함께 진화했다. 부 교수는 "팬 굿즈는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매체다. 팬이 사랑하는 스타와 생리적·심리적으로 극도로 깊은 수준에서 연결되는 통로"라고 강조했다.
학생들, 3D 프린팅으로 직접 굿즈 제작
수업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부 교수의 '코리안 스타즈' 수업 학생들은 컬렉션 자료들을 직접 살펴보며 자신만의 팬 굿즈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경제학 전공 2학년생 제니 응은 "이런 틈새 주제를 배우고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인문학 교육의 요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컬렉션의 일부는 현재 옌칭도서관 친호 열람실에 전시돼 있으며, 전체 컬렉션은 하버드 온라인 도서목록 홀리스(Hollis)를 통해 접근 가능하다. 단, 실물 열람은 예약을 통해 열람실에서만 가능하다.
한편 하버드 게제트는 K팝이 지난 10년간 싸이의 '강남스타일', BTS, 블랙핑크 등을 통해 미국 대중의 의식 속으로 서서히 스며들어왔으며, 넷플릭스 최다 시청 타이틀이 된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의 삽입곡 '골든'이 현재 미국 라디오에서 가장 자주 흘러나오는 노래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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