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이 그래미어워드의 아시안 팝 부문 신설에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이에 대한 우회적인 심경을 담은 듯한 가사로 재차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지난 1일과 2일(현지 시각) 미국 이스트 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리랑' 월드투어 공연에서 히트곡 'MIC Drop'의 일부 가사를 개사, "욕하는 사람은 어차피 계속 욕할 거고 우린 우리 방식대로 계속해 나갈 뿐이야. 우린 한국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잘 몰라"라는 내용을 담아 불렀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지난 7월 29일 공식 SNS를 통해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늘 함께해 주시는 아미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래미어워드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새로운 개편 사항을 통해 내년 2월 7일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리는 제69회 그래미어워드부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베스트 라틴 송, 베스트 트래디셔널 팝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R&B 컬래버레이션 또는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트래디셔널 포크 앨범 등 5개 부문을 새롭게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였다. 이에 레코딩 아카데미가 공식 규정집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은 K팝, J팝, C팝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시장에서 유래했거나 널리 알려진 아시아 팝 음악 퍼포먼스의 예술적 우수성을 인정하는 부문으로,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이후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CEO는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보이콧과 관련, 성명서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어워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지만 음악 창작자로서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과 관련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아시아에서 나오는 팝 예술성의 깊이, 다양성, 놀라운 성장을 축하하기 위해 신설된 것"이라면서 "중요 아티스트들에게 전용 조명을 비추기 위함이지 결코 이들을 구분 짓거나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 그래미어워드는 2024년 방탄소년단이 퍼포머로 무대에 서서 부른 'Butter' 공연 영상을 돌연 삭제,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에 더해 방탄소년단 정규 5집 '아리랑' 수록곡 '에일리언스'(Aliens)가 전 세계 78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동시 1위를 차지하며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에일리언스'는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인으로 활동하며 느낀 정체성과 포부를 이방인(Aliens)에 빗대 담은 곡으로 가사 속 "태생부터 다른 seven aliens / 우릴 부러워하네 저 civilians", "눈만 또 허벌나게 큰 너희가 말하길"이라는 구절이 서구 주류 음악 시장을 향한 날선 메시지로 읽히며 이번 그래미 보이콧 선언과 맞아떨어진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밖에도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 / 영어는 또 나밖에 못 해 but that is how we kill"이라는 구절도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서구 주류 시장을 향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낸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음악을 지역·언어로 구분 말라"는 보이콧 메시지가 곡의 정서와 정확히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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