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 정국, 지민, 뷔, 진, 제이홉, RM, 슈가)의 그래미 보이콧 선언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가 음악계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도 출신 3회 그래미 수상 작곡가 리키 케이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음악매거진 '롤링스톤Rolling Stone' 인디아에 기고한 오피니언 에세이에서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놀랍도록 용기 있는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래미가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두고 "아시아 아티스트들을 본상 무대에서 격리시켜 변방의 지정된 구석에 묶어두는 행위"라며 "이는 진정한 포용이 아니라 격리"라고 직격했다. 아시아 전체의 다양한 음악적 전통을 무시한 채 케이팝, 제이팝, 시팝(C-pop)만을 겨냥한 카테고리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케이는 인도 매체 뉴스9라이브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확실히 옳은 결정을 내렸다"며 "이 이슈는 이 그룹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훨씬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원래 경쟁해야 할 무대는 본상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부문인데, 설령 그 부문에 출품하더라도 그래미 측이 아시안 팝 부문으로 임의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케이는 2015년 '최우수 뉴에이지 앨범' 부문('Winds of Samsara'), 2022년 '최우수 뉴에이지·앰비언트·챈트 앨범' 부문, 2023년 '최우수 몰입형 오디오 앨범' 부문(두 차례 모두 'Divine Tides')에서 그래미를 수상했으며,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 친선대사로도 활동하는 환경 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9일 새 앨범 '아리랑'을 2027년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서 자진 제외한다고 밝혔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 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였다.
그래미가 지난 6월 16일 신설한 5개 부문 중 하나인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가 발표됐을 당시, 레코딩 아카데미 투표위원인 아담 머터퍼얼은 방탄소년단이 새 아시안 팝 부문보다는 '올해의 앨범'과 같은 본상 부문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시상식 전문매체 골드더비는 지난달 '아리랑'의 기록적인 데뷔 성적을 근거로 방탄소년단을 아시안 팝 부문 유력 후보로 점친 바 있다. .
방탄소년단의 발표 이후 그래미 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방탄소년단의 역대 그래미 무대 영상, 특히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공연 실황이 접근 불가능해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래미 측은 해당 영상들이 몇 년 전 라이선스 만료로 이미 내려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리키 케이 외에도 인도의 음악 프로듀서 살림 머천트, 에픽하이 타블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방용국, 대니얼 대 김 등이 SNS를 통해 지지 목소리를 보탰다.
케이의 기고문이 알려지자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공감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팬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이분은 아시아를 대표해 세계 무대에 섰음에도 그 사실 때문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을 직접 겪었다. 이렇게 많은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내줘서 기쁘다"고 적었다. 다른 팬은 "진정한 포용이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에게 메인 무대에 설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지, 그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케이의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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