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백성현이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갑작스러운 공연 중단 사태에 대해 주연 배우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본인 역시 출연료를 받지 못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대를 지키지 못한 미안함과 동료들의 처우를 먼저 걱정했다.
최근 백성현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부터 1992년 2월까지 방영된 MBC 창사 30주년 기념 특집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최근 파행 사태를 겪었다. 지난달 24일부터 연장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컨버스 스테이지 아레나 여명에서 예정됐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20일과 21일 공연까지 연이어 취소되며 결국 파행을 맞았다.
'여명의 뮤지컬' 백성현은 이번 연장 공연부터 주연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파행 사태로 인해 단 2회만의 공연을 끝으로 관객을 만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백성현은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준비했고 공연 자체도 너무 좋은 공연이라고 생각했다"며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가는 거라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공연에 2회만 오르고 더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고 속상하다"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백성현의 제안으로 전·현직 소방관과 해양경찰, 장애인 가족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무료 초청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공연 당일 갑작스러운 취소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관객들에 대해 그는 "소방청, 해양경찰청, 또 장애인분들을 초청했었다. 좋은 의미로 찾아주셨는데 (공연을 못 보고) 돌아가게 됐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초청 행사를 직접 기획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주연 배우로서 공연이 잘돼야 하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시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제작사 분들과 잘 얘기를 해서 초청이 됐는데, 하필 초청 오신 첫날 공연을 안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좀 당황했다"며 "해양경찰관은 홍보대사기도 해서 좋은 마음으로 했었는데 그렇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공연이 2회 만에 끝날 거라 상상이나 했겠냐"며 "정말 당혹스러웠고, 많은 분을 모시려고 했는데 그렇게 돼서 참 그렇다"고 재차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연장 공연부터 합류했던 백성현은 배우·스태프와 제작사 간의 갈등이나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늦게 합류해서 전 과정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렇게까지 갈등이 있을 거라곤 몰랐다"고 설명했다.

파행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던 백성현은 여느 때처럼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백성현은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다. 나를 갈아 넣었다"며 "공연 준비 과정에서 계속 모니터를 하고 섀도로 따라다니며 연습했다. 보컬 레슨을 받으며 매일 극장에서 구르며 동선을 숙지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이야기에도 공감했던 그다. 백성현은 "공연을 볼 때마다 너무 슬프더라. 이 공연을 많은 분께 재밌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연기한 최대치라는 역할이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과 아픔이 있었다. 그게 내 감정선과 잘 맞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연습은 수포로 돌아갔다. 단 2회의 무대밖에 오르지 못했던 백성현은 자신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동료들을 걱정했다. 그는 "같이 했던 동생들이 안타깝다. 매일매일 혼신의 연기를 했었다. 작품에 대한 보상을 잘 받았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래 연기를 했음에도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게 제일 힘들었다. 동생들에게 제일 미안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도 백성현은 "확실한 건 제가 제작사를 대변하는 것도, 배우들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선을 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립적이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여명의 눈동자' 배우와 스태프 63명은 지난 24일 성명문을 통해 제작사의 체불 임금 지급을 촉구하며 "'여명의 눈동자'는 초연, 재연(2019년, 2020년) 당시, A 프로듀서의 제작사 수키컴퍼니에서 이미 배우와 스태프의 임금 미수 사태를 발생시켰고, 재판까지 진행됐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은 미수된 임금을 지급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명의 눈동자' 제작사는 "넥스트스케치는 A 프로듀서와 무관하며 초연, 재연에 참여한 배우는 극히 일부(약 6명)뿐이다"며 "현 뮤지컬의 미지급 사건의 스태프, 배우들과 연관이 없다. 명예 살인 행위를 멈춰 달라"고 반박했다.
백성현 역시 출연료를 정산받지 못한 상태라고 고백했다. 그는 "나 역시 미지급 상태다. (출연료를) 받아야 하지만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실제로 그는 짧은 합류 기간 탓에 이러한 내부 사정을 깊이 알기 어려웠다. "배우들이랑 친해질 시간조차 없었다. 딱 4일 만났다"고 밝힌 그는 "제작사 대표님도 한 번도 얼굴을 못 봤다. 지나가다 본 게 다였다. 목례만 하고 지나갔었다"고 설명했다.

비록 공연은 멈췄지만, 무대 위에서의 기억은 후회로 남지 않았다. 그는 "지인과 가족들이 보고 배우들이 훌륭하다고, 공연이 너무 좋다고 평가해 줬다"며 "더 많이 못 보여드려서 아쉬운 거지, '이걸 왜 한 거지' 하는 마음은 없다"고 단언했다.
백성현은 이번 공연 취소로 상처받은 초청객들을 위해 후속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공연에 초청했던) 해양경찰, 소방청, 장애인분들께 꼭 보답하려고 한다. 이미 관련 스케줄을 다 잡아놓고 있다"고 약속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5~6월은 중국 드라마를 한다. 또 KBS 1TV 대하드라마 '문무'는 계속 촬영 중"이라고 밝혔다.
백성현은 이번 파행 사태를 겪었지만, 무대에 대한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이번에 공연하고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배웠고 행복했다. 그래서 이번 이유로 인해 앞으로 무대를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좋은 뮤지컬과 작품이 있으면 참여해서 내 연기를 많은 분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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