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트트랙 공동조사위원회(위원장 오영중 변호사)가 23일 이정수(21,단국대), 곽윤기(21,연세대) 선수에게 권고한 1년 이상 자격정지조치에 팬들이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체 제작 성명서를 인터넷에 배포하고, 토론 사이트 아고라에서 선수 처벌을 반대하는 서명을 벌이는 등 적극적이다.
팬들은 “선수들이 담합에 참여하도록 조종한 것은 감독과 코치진이다. 선수들은 상하관계 하의 강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담합이 쇼트트랙의 관행이 된 것”이라며 “감독과 코치들도 상하관계의 강압을 받았을 것이다. 담합 유도 주체는 빙상연맹”이라 주장하고 있다.
조사위의 감사 결과에는 “이정수 선수가 왜 2010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는지, 강압 의도가 무엇이고 주체는 누구였는지가 아닌, 선수와 코치간의 담합 문제만 부풀리며 정작 빙상연맹 자체는 책임을 회피했다”며 비판했다.
또 두 선수에게 1년 이상 자격정지를, 전재목(37) 코치에게 영구제명을 조치한 권고사항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전 코치는 대한민국 대표팀만 떠나 있을 뿐 코치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 빙상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치고, 경기를 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두 선수가 1년 이상 자격 정지될 경우, 올해 9월과 내년 4월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할 수 없어 세대교체가 빠른 한국 쇼트트랙계에서의 선수 생명 자체가 위태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정수 선수에게 내려진 처벌에 대해서는 “이 선수와 전 코치의 주장이 엇갈리는데도 전 코치의 주장에만 근거해 징계 권고가 내려진 것은 부당하다”는 뜻을 비쳤다. “담합이 팀플레이로 이루어진다면 이 선수와 곽 선수 외에도 성시백(23,용인시청), 김성일(20,단국대)도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조사위는 팬들이 의심하던 ‘빙상연맹 고위층 외압’에 대해서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책임을 묻지 않았다. 팬들은 “썩은 뿌리를 없애지 못 하면 담합은 되풀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조사위는 13~23일 실시한 '2009/2010 쇼트트랙 국가대표선발전과 2010세계선수권대회(불가리아 소피아, 2010.3.19-21)개인전 이정수 선수 불출전' 관련 조사에서 이정수, 곽윤기, 두 선수의 1년 이상 자격정지를 빙상연맹에 권고했다. 담합을 주도하고 선수들을 이용해 기자회견을 하는 등 책임을 회피한 전재목 전 국가대표 코치의 영구제명도 요구했다.
전 코치와 함께 이정수의 불출전을 종용한 송재근(36) 코치와 담합을 묵인한 김기훈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각 3년간 연맹활동을 제한을, 대표선발전 당시 담합 행위를 막지 못 한 쇼트트랙 경기위원회 위원들은 3년간 직무활동제한을 권고했다. 관리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쇼트트랙 부문 최고 책임자 유태욱 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자진사퇴를 권고하며 대한빙상경기연맹 박성인 회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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