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만다행이었다. '제2의 톰 밀러' 사건이 일어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기성용(24,스완지 시티)이 경기 도중 하미레스(26,첼시)의 거친 태클에 그대로 발목이 접질리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기성용이 24일 오전 4시45분 (이하 한국시간) 영국 웨일즈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 시즌 잉글랜드 캐피털 원 컵' 4강 2차전 첼시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해 팀의 0-0 무승부에 일조했다. 레온 브리튼(31)과 짝을 이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 기성용은 팀의 공수를 조율하며 스완지시티의 사상 첫 리그컵 결승 진출을 도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 도중 한국 축구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린 아찔한 장면이 발생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7분 기성용을 향해 하미레스가 살인적인 태클을 가한 것이다.
기성용이 공을 치고 나가려던 중 하미레스의 태클이 기성용의 발목을 향했다. 공은 이미 떠난 상황. 뒤이어 하미레스의 발이 그대로 기성용의 발목을 질끈 밟았고, 발목이 거의 90도로 꺾인 기성용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레드카드를 꺼내도 할 말이 없는 하미레스의 거친 파울이었다. 과거 톰 밀러가 이청용에게 살인 태클을 가했던 장면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이후 팀닥터가 달려나와 기성용을 치료했고, 경기는 약 3분 동안 지연됐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잠시 경기장 밖에 나갔던 기성용은 그라운드로 다시 들어와 전반전 남은 시간을 소화했다. 본인은 물론, 스완지시티 뿐만 아니라 내달 6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앞둔 A대표팀에도 천만다행인 순간이었다.
한편 지난 9일 1차전에서 첼시를 2-0으로 꺾은 스완지 시티는 이날 무승부로 1·2차전 합계 2-0으로 앞서며 팀 사상 첫 리그컵 결승행에 성공했다. 결승전 상대는 이번 리그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인 브래드포드(4부 리그)다.
결승전은 2월24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기성용은 지난해 올림픽 대표팀(조별예선 가봉전)에서 웸블리 경기장을 밟은 이후 다시 한 번 웸블리 잔디를 밟게 됐다. 결승전에서 스완지 시티가 승리할 경우,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웨일즈 클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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