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36,밴쿠버)는 경기장을 떠나는 날까지 팀 동료들을 생각하고 배려했다. 이영표의 은퇴에 팀 동료들은 값진 세리머니로 경의를 표했다.
이영표는 28일(한국시간) 오전 9시 5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2013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시즌 최종전에 주장으로 선발 출장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이영표는 후반 추가시간 교체 아웃될 때까지 맹활약하며 팀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동료 까밀로는 해트트릭을 작렬시키며 이영표의 은퇴 경기를 더욱 빛냈다.
이날 밴쿠버는 전반 43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밴쿠버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이때 키커로 나선 까밀로(전 경남)은 이영표에게 페널티킥을 차겠냐고 물어봤다. 하지만 이영표는 페널티킥 기회를 까밀로에게 양보했다.
얼마 후 까밀로가 가볍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가 싶더니, 까밀로는 누군가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영표였다. 까밀로는 이영표에게 공을 안긴 채 무릎을 꿇었다. 이에 이영표도 밝은 표정과 함께 서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경기 후 이영표는 페널티킥을 양보한 상황에 대해 "전날 페널티킥 기회가 오면 내가 차기로 결정이 돼 있었다. 하지만 까밀로가 차기를 원했고, 나는 그에게 양보했다"면서 "이어 까밀로가 골을 넣은 후 내게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라 매우 놀랐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결국 까밀로는 이날 이영표가 페널티킥 기회를 양보한 덕에 후반 2골(74',85')을 더하며 해트트릭을 완성, 득점왕(22골)에 오르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까밀로는 19골로 득점 랭킹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렇게 이영표는 경기장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팀 동료들을 위해 배려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후반 90분이 지난 후 추가시간, 관중들의 뜨거운 기립박수와 함께 교체 아웃되며 14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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