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의 절친이자 비운의 천재인 그래디 사이즈모어(32)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재기를 노린다.
ESPN, CBS스포츠 등 美 매체들은 23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가 그래디 사이즈모어와 1년 기본 75만 달러, 최대 6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년간 부상으로 기록 자체가 없는 사이즈모어지만, 보스턴이 가치를 인정하고 메이저리그 계약을 안겼다.
사이즈모어는 한 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정확성-파워-수비-송구-주루를 두루 갖춘 선수를 '5툴 플레이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이즈모어는 여기에 잘생긴 외모와 좋은 인성까지 갖춘 '7툴 플레이어'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같이 뛴 적 있는 추신수는 "실력과 인성 모두 꼭 닮고 싶은 선수다"라고 사이즈모어를 높이 평가한 적 있다.
지난 2004년 클리블랜드에서 데뷔한 사이즈모어는 2005년 158경기에서 타율 0.289, 22홈런 81타점 22도루로 20-20 클럽에 가입하며 팀의 1번 자리를 책임졌다. 2006년에는 전 경기(16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0, 28홈런 76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1번 타자 최초로 50(2루타)-10(3루타)-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2007년 타율 0.277, 24홈런 78타점 33도루를 기록하며 20-20을 20-30으로 업그레이드 한 후, 2008년에는 타율 0.268, 33홈런 90타점 38도루로 30-30클럽까지 정복했다. 2005~2008년 4년간 성적을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160경기, 타율 0.281, 27홈런 81타점 29도루다. 같은 나이 때 배리 본즈(151경기, 타율 0.272, 25홈런 72타점 33도루)의 기록과 비견되는 성적이다.
하지만 2009년부터 거짓말처럼 부상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2009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106경기 출장에 타율 0.248, 18홈런 64타점 13도루에 그쳤던 사이즈모어는 2010년 왼쪽 무릎 수술, 2011년 오른쪽 무릎 수술, 2012년 3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오른쪽 무릎 재수술까지 받았다. 결국 2012~2013년 2년을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이후 계속해서 재활에 매달렸던 사이즈모어는 지난해 후반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 등에서 관심을 보였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한 곳은 보스턴이 유일했다.
보스턴은 자코비 엘스버리가 빠지면서 외야 공백이 생겼기 때문에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록 메이저리그 계약이지만, 적은 금액으로 잡았기 때문에 크게 부담은 없다. 만약 사이즈모어가 과거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엘스버리의 공백은 없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사이즈모어가 부활에 성공하면서 보스턴도 동시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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