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27, kt)가 한국 사격 소총 대표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오랜 방황 끝에 거머쥔 은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맏형' 한진섭(33, 한화갤러리아)을 비롯하여 김상도(27, kt), 김현준(22,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격대표팀은 23일 오전 9시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본선에 출전해 1867.6-136x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전 한국의 리더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했던 한진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에이스는 김상도였다. 김상도는 본선에서 626.1-48x점을 기록, 중국 3인방에 이어 4위를 기록하며 한국에 은메달을 안겼다.
김상도는 지난해 7월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엄밀히 말하면 복귀다. 김상도는 지난 2007년까지 대표 선수로 활약했지만 열악한 환경 탓에 방황을 하며 향후 2년간 소총을 내려놓은 적이 있다.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학교에서의 지원 부족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김상도는 "대학생 시절 장학금을 박탈당하고 기숙사에서도 나와야 했다. 사격부 자체도 사라질 위기였다"면서 "훈련 여건이 열악했다. 상황이 좋지 않아 따로 훈련을 하지 못했고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걸로 감을 익혔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김상도는 2009년 겨울 입대를 결정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아버지의 조언도 지금의 김상도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김상도는 "아버지께서 지금 당장의 성적에 실망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 인생을 길게 마라톤처럼 생각하라고 하셨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며 감사해했다.
더 이상 방황하는 김상도는 없다. 1년 전 대표 선발 이후 김상도는 이를 갈았고 자신의 생애 첫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김상도는 "이제 대학생 때와는 다르다. 책임감도 생겼고 대표로서 자부심도 있다"며 "목표는 2016 올림픽 출전 쿼터를 따오는 일이다. 지난 두 대회 동안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는데 이번엔 꼭 따내고 싶다. 올림픽 무대에 선다면 아쉬움이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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