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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겪은 2차 연장에 "몸이 더뎌지더라, 배가 고프다" 고백, 유기상 45분 투혼→LG 선두 지켰다 [부산 현장]

생전 처음 겪은 2차 연장에 "몸이 더뎌지더라, 배가 고프다" 고백, 유기상 45분 투혼→LG 선두 지켰다 [부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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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 /사진=KBL 제공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0분 이상 뛰었던 유기상(24·창원 LG 세이커스).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 후 승리를 거두자 지친 몸을 이겨내고 미소를 지었다.


LG는 26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KCC와 원정경기에서 2차 연장 승부 끝에 109-101 승리를 거뒀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나온 2차 연장에서 이기며 4연승을 달린 LG는 2위권과 격차를 2.5경기로 벌렸다.


경기가 연장전까지 치러지면서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가운데, 유기상도 23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 10개를 시도해 4개를 성공시키면서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추가했다. 23점은 팀 내에서 칼 타마요(24득점) 다음으로 많은 기록이었다.


초반부터 앞서나가는 외곽포를 꽂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유기상은 수비에서도 윤원상과 정인덕을 도와 허훈 마크에 나섰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유기상의 슛감도 살아나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올려줬다. 3쿼터에는 시작과 함께 롱투를 성공시켜 리드를 만들었고, 도망가는 3점포도 성공시켰다.


막바지에는 힘에 부친 듯 슛이 들어가지 않았고, 턴오버로 공격 기회를 날리는 일도 있었다. 그래도 2차 연장에서 유기상은 100-98 리드를 만드는 앤드원 플레이를 성공시켰고, 리바운드에도 적극 참여해 승리를 걸어잠갔다.


LG 유기상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날 유기상이 소화한 45분 59초는 프로 3시즌 만에 나온 개인 최다 기록이다. 앞서 지난 시즌인 3월 14일 현대모비스전에서 43분 4초를 소화한 이후 자신의 2번째 40분 이상 출전 기록이다.


경기 후 유기상은 "KCC와 정관장 연전이라 이번 경기가 1위 유지에 중요한 경기였다"며 "2차 연장까지 할 줄 몰랐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흥분한 선수도 있었는데 벤치 선수들이 잡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특히 정인덕을 향해 "(허)훈이 형 따라다니면서 수비 잘해주고 하나씩 넣어줬다"고 칭찬했다.


본인도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2차 연장이었다. 유기상은 "숨은 안 차는데, 몸이 조금씩 더뎌지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건 KCC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라며 "오히려 서로 똑같이 힘드니까 턴오버 줄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힘든 경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부산까지 찾아온 LG 팬들의 뜨거운 응원 덕분이었다. 유기상은 "팬분들이 정말 크게 응원해주시고, 상대 응원 음악에 맞춰서 '창원 LG'도 외쳐주셨다. 그런 게 다 들려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LG 유기상(오른쪽)과 윤원상. /사진=KBL 제공

LG는 2023~24시즌 6라운드부터 KCC전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유기상은 "(경기 전까지도) 9연승 중이라는 것도 몰랐다"며 "신경 쓰진 않았다. 올 시즌에는 멤버가 많이 바뀌었다. 정상전력도 아니어서 간절하게 뛰었다"고 밝혔다.


현재 LG는 유기상과 윤원상 등 훌륭한 가드들이 포진했지만, 허벅지 부상을 당한 리딩 가드 양준석의 공백은 크다. 유기상 역시 "빨리 준석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준석이가 공격 좋은 선수지만, 수비에서는 원상이 형이나 (한)상혁이 형, 형찬이가 들어와서 더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있는 선수들 능력이 있기 때문에 믿고 하는 중"이라고 했다.


특히 윤원상과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이 찬스가 와도 윤원상을 살려줄 때도 있었다. 윤원상이 상무에 입대하기 전 잠깐 호흡을 맞춰봤던 유기상은 "신입 때도 원상이 형의 공격력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군대에서 연습을 많이 하고 온 게 보였다"고 얘기했다. 그는 "내 찬스여도 더 좋으면 넘겨주고, 이타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원상이 형이 잘 넣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 봤던 5차 연장(2009년 1월 21일 삼성-동부전) 경기를 언급한 유기상은 "오늘 같은 날 오히려 잠을 더 못 잘 수도 있다. 확 올라와서 가라앉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배가 고프다"고 웃으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LG 유기상(맨 위)이 팀 동료 정인덕에게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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