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보다는 다소 우려가 모아졌다. KBO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넥센을 상대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패배를 받아들여야했지만, '약관의 배터리'는 어느 정도의 희망을 안겨줬다. 주인공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박세웅(20)과 포수 안중열(20)이었다.
박세웅과 안중열은 16일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에서 각각 선발투수와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다소 의외의 조합이었다. 박세웅의 선발 등판은 예고돼있었지만, 합을 맞추게 된 포수가 안중열이었기 때문이었다.
두 선수는 이미 kt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박세웅과 안중열은 각각 부진, 강민호의 백업 역할 소화 등의 이유로 실전에서 거의 배터리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강민호가 어깨통증 때문에 지명타자로 배치됨에 따라 두 선수는 선발투수와 포수로 경기에 나서게 됐다.
시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박세웅은 1회말 세 타자를 상대하며 모두 초구를 볼로 던졌다. 그러나 최대한 맞춰잡는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고, 다음 이닝에서도 박병호, 유한준,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넥센의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환상적인 호흡이 나왔다. 박세웅은 선두 타자 윤석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박헌도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동시에 안중열은 2루 도루를 시도하던 윤석민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박세웅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박세웅은 박동원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 박세웅-안중열 배터리는 넥센의 공세를 버티지 못했다. 투런 홈런과 안타 3방, 폭투 2개 등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4점을 헌납하고 만 것이었다.
결국 박세웅은 4회를 넘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팀 역시도 스코어를 뒤집지 못하며 1-9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박세웅은 최고 구속 146km/h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조금은 헤어 나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안중열 역시 마지막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강민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렸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날 박세웅과 안중열 조합은 제법 괜찮은 활약을 펼치며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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