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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초반 부상자 속출.. 2011년 '응답' 조짐?

삼성, 초반 부상자 속출.. 2011년 '응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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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시즌 초반 부상자가 계속 나온다. '응답하라 2011'을 슬로건으로 해놨더니, 그때처럼 초반에 부상자가 많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19일 남긴 말이다. 부상자가 많음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묘했다. 통합 4연패-정규리그 5연패의 시작을 알렸던 2011년과 현재 상황이 비슷하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삼성은 19일 경기까지 마친 가운데 14경기를 치러 6승 8패를 기록중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삼성의 순위에 '9'자를 보인 것은 창단 후 처음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많이 처져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충격적이다.


최근 3연패가 컸다. 3경기 내내 타선이 침묵했다. 우선 투수들이 썩 잘 던지지 못했다. 15일에는 벨레스터가 조기 강판됐고, 17일에는 장원삼이 부진했다. 19일에는 윤성환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여기에 타선도 이상하리만치 터지지 않았다. 3경기에서 2점씩 밖에 올리지 못했다. 특히 19일에는 10안타를 치고도 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부상자가 많은 탓이 크다. 삼성은 현재 에이스로 할 수 있는 차우찬이 가래톳 부상으로 빠져있다. 20일 치료차 일본으로 출국한다. 류중일 감독은 "빨라야 3주는 걸린다"라고 말했다. 박한이도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 박한이는 19일 무릎 수술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박한이의 완전 복귀까지 대략 6주 정도를 보고 있다. 심창민도 어깨에 물혹이 터지는 부상이 발생해 1군에서 빠졌다.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여기에 이승엽도 옆구리 부상으로 경기에 빠졌었고, 발디리스 역시 아킬레스건이 좋지 못하다.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조동찬도 아쉽다.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빠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류중일 감독은 "완전한 전력을 갖추려면 5월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는 버텨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면과제를 밝힌 셈이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은 "이상하게 선수들이 아프다. 부상이 없는 것이 우리 장점이었는데, 올해 초 부상이 많다. '응답하라 2011'을 써놨더니, 그때와 비슷하다. 당시 장원삼이 부상으로 빠져서 임현준이 선발로 뛰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2011년은 '삼성 왕조'의 첫 해다. 삼성은 2011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4년까지 통합 우승 4연패를 달성했다. 사상 초유의 업적이다. 여기에 2015년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 사상 첫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다.


그만큼 2011년은 삼성에 의미가 많은 해다. 이에 시즌을 앞두고 '응답하라 2011'이라는 슬로건을 정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당시와 비슷하게 초반 부상이 많다. 가능성의 측면이라면 우연의 일치 쪽이 가까워 보이지만, 어쨌든 상황 자체는 비슷하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차우찬.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차우찬.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1년 당시 삼성은 초반 장원삼이 어깨 부상을 입었고, 강봉규가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채태인이 뇌진탕 후유증으로 1-2군을 들락거렸고,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역시 무릎이 좋지 못했다. 카도쿠라는 결국 이로 인해 중도 퇴출됐다. 주전들의 부상이라는 테마로 비교하면 지금보다 못하지 않았다. 선발진 두 명이 빠졌고, 비중이 큰 외야수와 내야수가 제외됐던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2011년을 제패했다. 카도쿠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부상으로 빠졌던 선수들도 돌아와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해냈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있었다.


냉정히 말해 삼성이 올 시즌 2011년처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기본적으로 '완전체 전력'만 놓고 보면 2011년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마무리 오승환이 없고, 5번을 쳐줄 박석민이 없다. 외국인 투수도 그때만큼은 아니다. 최형우는 그때나 지금이나 4번으로 뛰고 있지만, 2011년 최형우는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


그래도 삼성의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 강해질 수 있다. 에이스 차우찬, 상하위 타선을 넘나들고,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박한이, 불펜의 핵심 심창민이 돌아오면 팀 전체의 밸런스가 잡힌다. 만족감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부족함은 지울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삼성이 '우승한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전력에 꽤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삼성이 약팀도 아니다. 치고 올라갈 여지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류중일 감독이 '2011년'을 언급했다. 과연 선수들이 '응답'할 수 있을까? 스치듯 말한 류중일 감독의 한 마디가 꽤나 깊은 울림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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