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의 두 번째 시즌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계약 기간 3년 중 2년을 채운 김성근 감독. 아직 계약기간 1년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거취에 큰 관심이 쏠리고 는 이유. 바로 성적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는 2일 안방에서 넥센에 1-4로 패했다. 같은 날, 5위를 확정지으려고 하는 KIA가 kt를 3-1로 꺾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넥센전 승패와 관계없이 한화의 트래직 넘버 '1'이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한화가 지난 2008년 이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LG트윈스의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2003년~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포스트시즌 연속 진출 실패 기록이다. 통상적으로 현장에 있는 감독은 가장 먼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 이후에는 단장과 사장 등 구단 프런트도 책임을 안게 된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을 향해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5 시즌을 앞두고 송은범과 권혁, 배영수를, 2016 시즌을 앞두고는 정우람과 심수창을 차례로 FA 영입했다. 또 내부 FA인 김경언, 김태균, 조인성도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에 있어서도 모건, 유먼, 탈보트, 에스밀 로저스. 폭스, 로사리오, 카스티요, 서캠프 등이 김 감독과 함께했다.
'5886899'.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한화의 순위표다. 최근 9년 간 한화는 야구 성적과는 거리가 먼 구단이었다. 2009년~2014년까지 6시즌 중 5시즌 최하위에 그쳤다. 성적을 위해 2000년대 말 SK 왕조를 구축했던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지만, 이번에도 가을야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1986년 창단한 한화 이글스는 그동안 10명의 감독이 거쳐 갔다. 초대 배성서 감독의 계약기간 3년 중 2년을 채웠다. 이어 2대 사령탑인 김영덕 감독은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년 동안 한화를 이끌며 4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끝내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강병철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1994년과 1995년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았다. 이어 1996년 3년 재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마지막해인 1998년 7월 8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한화 구단의 역사상 첫 시즌 중 경질이었다.

이어 이희수 감독 대행이 1998년 제4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1999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으나, 2000시즌 성적 부진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제5대 이광환(2001~2002), 제6대 유승안(2003~2004) 감독도 2년씩 팀을 이끌었으나 계약기간 만료 후 팀을 떠났다. 하지만 이때부터 한화 구단은 대체적으로 감독과의 계약 기간을 끝까지 지켜줬다.
이어 2005년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부임, 2006년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한화는 당초 2년 계약을 맺은 김인식 감독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김인식 감독과의 계약 기간 만료 후 대전 출신의 한대화 감독이 8대 감독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성적 부진으로 그는 3년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2012년 8월 28일 전격 경질됐다. 한화의 두 번째 시즌 중 경질 사례였다.

이후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이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현장으로 전격 복귀했다. 하지만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치는 수모를 안았고, 결국 계약 기간 만료 후 팀과 작별했다. 그리고 후임으로 김성근 감독이 2014년 10월 25일 제10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 부임 첫 해인 2015년 한화는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 힘이 빠지며 결국 6위로 마감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또 5강 합류에 실패하면서, 한화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김성근 감독과 한화와의 남은 계약기간은 1년. 일단, 한화 구단은 김 감독의 거취에 대해 우선 시즌이 끝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결국 김 감독의 최종 거취는 구단 수뇌부에 달려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화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사례를 통해 볼 때 대체적으로 한화는 감독과의 계약 기간을 끝까지 지켜주는 편이었다"라면서 김 감독의 거취를 조심스럽게 점쳤다. 과연 한화와 김 감독은 내년에도 한 배를 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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