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더독'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디펜딩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재역전 승리를 따내며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쿼터백 닉 폴스(29)가 MVP에 선정됐다. 백업 쿼터백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마지막 순간 환하게 웃었다.
필라델피아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US 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2회 슈퍼볼' 뉴잉글랜드전에서 41-33의 승리를 따내며 우승을 품었다. 그리고 팀을 우승으로 이끈 쿼터백 닉 폴스는 MVP에 선정됐다.
마냥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전반을 22-12로 앞섰고, 3쿼터까지도 29-26으로 리드를 유지했다. 4쿼터 들어 뉴잉글랜드의 저력이 발휘됐고, 32-3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의 뒷심이 더 강했다. 역전을 당한 후 곧바로 터치다운을 만들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경기 말미에는 결정적인 수비를 통해 공격권을 가져왔다. 이는 필드골로 이어졌고,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필라델피아는 1933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3년전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에게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경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쿼터백 대결이었다.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톰 브래디(41)와 백업으로 시작해 주전이 된 폴스의 격돌이 그것이다. 브래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것이 사실이었다. 브래디는 슈퍼볼 7회 출전에 5회 우승을 차지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뚜껑을 열자 상황이 달랐다. 폴스가 웃었다. 폴스는 43번의 패스를 시도해 28번을 성공시켰고, 373야드를 전진했다. 터치다운도 3개 만들어냈다.
2쿼터 막판에는 타이트 엔드 트레이 버튼의 패스를 엔드존에서 직접 받아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는 장면도 연출해냈다. 뉴잉글랜드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었다.
브래디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48번 패스 시도에 28번 성공이었고, 505야드를 나갔다. 역시 터치다운은 3개였다. 하지만 브래디는 비교적 쉬운 패스를 놓치기도 했고, 4쿼터 2분 9초를 남기고는 색을 당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기가 끝난 후 MVP는 폴스의 차지가 됐다. 사실 폴스는 필라델피아의 주전 쿼터백은 아니었다. 카슨 웬츠(26)의 백업이었다. 정규시즌에서는 7경기 출장에 선발은 3번이 전부였다.
지난해 12월 웬츠가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면서 폴스에게 기회가 왔다. 이를 확실히 살렸다. 선발로 출전한 정규리그 마지막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고, 필라델피아는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 동부 1위에 올랐다.
이후 폴스는 NFC 디비전시리즈에서는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으나, NFC 결승에서 신들린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슈퍼볼에 올렸다. 이어 슈퍼볼에서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MVP는 당연한 결과였다. 백업으로 시작했지만, 찬란한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브래디와도 묘한 공통점이 하나 생겼다. 브래디 역시 백업에서 시작해 슈퍼볼 우승 쿼터백으로 올라섰다. 2002년 슈퍼볼에서 주전 드루 블레드소를 대신해 나섰던 브래디는 팀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후 16년이 흘러 폴스가 같은 길을 걸었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브래디였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