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SNS에 찾아와서는..."
부산 BNK 썸은 1라운드 5경기 전패를 당했다. 유영주(48) BNK 감독은 걱정이 크다. 팀 성적도 문제지만, 의기소침해 있는 선수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최근에는 극성 팬들이 선수들의 SNS(인스타그램)에 찾아와 악성 메시지를 보내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유 감독은 5일 스타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저에게 뭐라고 하면 될 것을... 제가 책임지면 될 것을..."이라고 말끝을 흘리며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은 조금 부족하다고 해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이 선수들의 SNS에 찾아와 악성 메시지를 보낸다고 해서 너무 속상했다. 지난 시즌 이 친구들은 조은주(36), 한채진(35·인천 신한은행) 등 언니들과 함께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 선배들이 없는 상태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응원이 필요할 때다. 지적은 저에게 얘기하시면 된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BNK의 주전 선수들은 거의 20대다. 주전 가드 안혜지는 22세, 팀 에이스 구슬은 25세, 골밑 자원 진안은 23세다. 어린 선수들이 똘똘 뭉치고 있지만, 아무래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유 감독은 "팀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고 있다. 선수들에게 1라운드 보다 2라운드, 2라운드 보다 3라운드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얘기했다. 선수단 전체 기가 많이 죽어 있어서 살려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또 "한 번은 진안이 저를 찾아와 '너무 속상하다'고 얘기하더라. 올 시즌 기회였는데 못하고 있다고, 이렇게 많이 뛰는 것도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진안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비슷하다. 올 시즌 본인들이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1라운드 전패를 했지만, 조금씩 올라올 것이다. 올 시즌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 더 좋아진다면 분명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 감독은 본인의 경험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저도 SKC 여자농구단에 있을 때 팀이 세대교체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제가 22세였는데 팀 고참이었다. 2~3년은 정말 고비였다. 하지만 이를 뛰어 넘고 좋은 선수가 됐다. 우리 팀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 때는 악성 팬들이 없었다. 경기를 보지 않는 팬들은 있어도 나쁜 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팬들의 손편지를 많이 받았다. 지금 선수들도 응원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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