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최하위였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중위권 혼전에서 밀리지 않는다. 경기력이 점점 올라가고 있어 이후가 더 기대된다. 서울 삼성 썬더스 이야기다.
삼성은 1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주축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며 84-77의 승리를 거뒀다. 접전이었지만, 마지막 1분 남기고 집중력을 보이면서 웃었다.
뜻깊은 승리다. 이날 이기면서 최근 3연승. 2017~2018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일군 3연승이다. 날짜로 치면 2018년 3월 11일 이후 615일 만이 된다. 이상민 감독도 "어우, 그렇게 오래 됐나"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냥 이긴 것이 아니다. 경기 내용이 좋았다. 8일 LG전에서 76-65로 넉넉한 승리를 거둔 후, 13일 KGC를 만났다. 만만치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이번에도 68-58로 웃었다.
이상민 감독은 KGC전 승리 후 "이번주가 KGC-전자랜드-KCC를 만나는 일정이다. 중위권에서 더 위를 올라가기 위한 중요한 고비다. 오늘 이겼으니, 남은 경기 준비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전자랜드까지 잡았다. 3경기 중 2승. 내친김에 KCC까지 노린다.
경기력 자체가 좋아졌다. 시즌 초반은 삐걱댔다. 닉 미네라스(31·200cm)가 비시즌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시즌 개막 직전 합류했다. 훈련을 제대로 할 시간이 없었다. 김준일(27·201cm)도 잘 올라오지 않았고, 장민국(30·199cm), 이관희(31·190cm) 등 다른 쪽도 마찬가지. 이에 10월 치른 8경기에서 2승 6패에 그쳤다. 지난 시즌 최하위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11월 들어 6경기에서 5승 1패다. 미네라스와 델로이 제임스(33·198.9cm)가 역할을 나눠 자기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미네라스는 해외 리그에서 가드-포워드를 막다가 KBL에서 빅맨을 막으면서 애를 먹었다. 이제 적응을 한 모습. 제임스도 자기가 할 일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다.
활용할 옵션도 늘었다. 특히나 '빅 라인업'이 된다. 제임스가 리딩을 맡으면서 김준일, 김동욱(38·194cm), 장민국, 김준일 등이 한 번에 코트에 설 수 있다. 수비에서 신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높이에서 뒤지지 않는다면, 어느 팀과 붙어도 대등하게 갈 수 있다.
천기범(25·186cm), 이관희, 김현수(29·183cm) 등 가드진도 나쁘지 않다. 특히 천기범의 경우 16일 전자랜드전에서 8어시스트를 만들며 날았다. 이상민 감독도 "오늘처럼만 하면 된다. 안 보이던 모습이 나온다"라며 호평을 남겼다.
꾸준한 소통도 이뤄지는 중. 이상민 감독이 주축들에게 주문을 하면, 선수들끼리 또 이야기를 나눈다. 천기범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김)동욱이 형이 워낙 중심을 잘 잡아주신다. 소통하면서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지난 시즌 삼성은 11승에 그치며 압도적인 꼴찌였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올 시즌은 벌써 7승이다. 공동 5위로 중위권을 형성중이다. 1위와 어마어마한 차이가 아니기에, 더 위로 올라갈 여지도 충분하다.
오랜만에 3연승을 달리며 힘을 냈다. '농구 명가' 삼성이 다시 날아오르는 중이다. 다음 상대는 KCC. 이대성과 라건아를 데려오며 '국가대표 라인업'을 구축한 팀이다. 여기까지 잡는다면 한껏 기세를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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