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말고 서커스나 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 루드 반 니스텔루이(45)에게 강하게 한 소리 들었다는 일화가 나왔다. 호날두도 처음에는 반발했지만, 이후 깨달음을 얻었다. 천재를 일깨운 호통이었다.
스페인 마르카는 30일(한국시간) "10대 시절 호날두가 맨유에서 공으로 묘기를 부리다가 반 니스텔루이에게 일침을 맞았다. 서커스단에서나 하는 짓이라고 했다. 이후 호날두도 깨달았고, 수많은 골을 만들어냈다"라고 전했다.
호날두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뛰었고, 반 니스텔루이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 일화를 소개한 이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맨유의 수비를 책임졌던 리오 퍼디난드다.
맨유에 처음 왔을 때 호날두는 18세로 아직 소년이었다. 치기가 남아 있었고, 자신을 뽐내고 싶어했다. 특히 훈련 도중 공으로 묘기를 부렸다.
퍼디난드는 "호날두는 처음 왔을 때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능숙했다. 관중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였다. 특히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을 좋아했다. 훈련에서도 그랬다. 반 니스텔루이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반 니스텔루이는 호날두의 묘기를 보고 "이런 것은 서커스에서 하라. 경기장에서는 하면 안 된다"라며 호날두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꾸짖었다. 그러자 호날두도 "왜 나한테 그러느냐"라며 같이 화를 냈다.
반 니스텔루이는 당시 맨유 최고 스트라이커였다. 2001~2002시즌 36골, 2002~2003시즌 44골을 폭발시켰다. 2003~2004시즌에도 30골을 쐈다. 이에 비하면 호날두는 '애송이'였다. 2003~2004시즌 6골에 그쳤다. 반 니스텔루이 눈에 호날두의 행동이 가볍게 보였고, 진중함을 요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반 니스텔루이의 일침이 약이 됐다. 호날두는 2004~2005시즌 9골, 2005~2006시즌 11골을 만들며 자리를 잡았고, 반 니스텔루이가 떠난 후 맞이한 2006~2007시즌에는 23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주포가 됐다. 2007~2008시즌에는 리그에서만 31골을 작렬시키는 등 시즌 42골을 일궈냈다.
퍼디난드는 "그때 호날두는 18살이었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호날두는 반 니스텔루이가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무수히 많은 골을 넣었고, 기록을 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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