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메이저리그 활약을 누구보다 유심히 지켜보는 후배가 있다. 바로 키움 유격수이자 김하성의 후계자로 불리는 김혜성(22)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김하성을 잘 따르며 많은 걸 배웠다. 김혜성은 "(김)하성이 형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잘하거나 그러면 메시지를 할 때가 있다"며 "멋지다. 시즌 초반에 저한테 '힘내라'며 연락도 해줬다. 하성이 형처럼 저도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지금은 부족한 게 정말 많다. 앞으로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을 채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은 2015시즌 본격적인 주전으로 도약, 지난해까지 한국 무대서 활약했다. 국내에서 뛰는 동안 김하성은 화려한 언변이나 야구 외적인 행동으로 주목받기보다는, 늘 겸손하고 묵묵히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선수였다. 이정후(23·키움)와 김혜성 등 야수 후배들이 편하게 잘 따르는 형이기도 했다.

그런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가서는 숨겨왔던 끼를 발산하며 더그아웃의 '핵인싸(신조어로 대단히 커다란 것을 뜻하는 '핵'과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이를 의미하는 '인사이더'의 합성어)'로 거듭나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19일 신시내티전에서 2회 경기가 잠시 중단된 사이 가수 싸이(PSY)의 노래 '강남 스타일'이 울려 퍼지자 더그아웃에서 신나게 말춤을 췄다. 잠시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 듯했으나 과감하게 몇 바퀴를 돌기도 했다. 이후 20일 경기서는 자신이 홈런을 때려낸 뒤 말춤을 췄고, 26일에는 팀 동료 타티스 주니어(22·샌디에이고)가 3연타석 홈런을 치자 함께 춤을 추며 기뻐했다.
김하성의 이런 뜻밖 모습을 옛 키움 동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혜성 역시 김하성의 말춤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김혜성은 "같이 뛸 때는 안 그런 형이었는데…. 아, 사람이 저렇게 되는구나. 저런 식으로 적응하는구나"라고 몇 마디를 시크하게 툭 던진 뒤 "하성이 형은 제게 있어 정말 좋은 형이었다. 많은 말은 해주지 않았지만, 제가 힘들어할 때 한 마디씩 툭툭 던져주는, 제가 좋아하는 형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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