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양현종(33)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양현종은 5일 오후 5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 KIA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7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 한 팀에서만 뛰었던 양현종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올해 초 미국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지난 4월 27일 LA 에인절스와 홈 경기에서는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5월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4차례 기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메이저리그 총 12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 35⅓이닝 25탈삼진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텍사스 산하 트리플 A팀 라운드록 익스프레스에 내려가서도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 45이닝 42탈삼진에 머물렀고, 두 번의 지명할당(DFA) 과정을 거쳤다.
다음은 양현종과 일문일답.
- 귀국 소감은.
▶ 한국으로 떠나기 전 이런 날이 올까 싶었다. 미국에 있을 때는 하루가 천천히 갔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그래도 한국에 오니 기분이 좋은 것 같다.
- 한 시즌을 총평하면.
▶ 물론 아쉬운 시즌이었다 미국에 가기 전에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제 스스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1년 동안 정말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야구를 배울 수 있었다. 야구에 대한 눈을 더 떴던 것 같다. 미국에 있는 동안 좋은 선수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 앞으로 계획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렇게 길게 가족들과 떨어져 있던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이 현재 시즌이 끝나지 않아 이슈가 되고 싶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생각뿐이다.
- 내년 계약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시즌 중에 한국에 돌아와 국내 구단 분들에게 조심스럽다. 미국에서도 KBO 리그를 봤는데 순위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내 거취가 크게 지장을 안 주면 좋겠다. 쉬면서 생각할 것이다.
- KIA와는 연락했는지.
▶안부 문자는 많이 주고 받았다. 선수들이나 친한 직원들과 안부를 묻는 정도였다. 거취나 계약 등 무거운 얘기는 하지 않았다.
- 힘든 기간도 있었는데 소회를 좀 더 밝힌다면.
▶결과로서는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메이저 마이너 반반 있었는데 부족한 면도 있었고 보완할 면도 있었다. 처음 떠날 때부터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지난 1년은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내년에 마운드에서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세부적인 것보다는 야구 문화를 많이 배웠다. 한국 야구는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생각으로 한다. 반면 미국은 정말 즐기면서 하더라. 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앞으로 후배들뿐 아니라 한국 야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텍사스는 어떤 팀이었는지.
▶추신수(39·현 SSG) 선배가 계신 팀이었다. 선배님 덕분에 편하게 생활했다. 텍사스 관계자들이 정말 환영해줬고 추신수 선배가 갔다온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텍사스 관계자 및 코치들로부터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프로페셔널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추신수 선배가 걸은 길에 흠집을 안 내고 돌아온 것 같다.
- 올해 KIA를 보면서는 어땠는지.
▶마음이 아팠다. 제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조언이라도 해줬을 텐데. 완전치 않은 멤버인데도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선발, 첫 콜업 등이 다 기억에 남는다. 그 마음을 간직한 채 한국으로 온 것 같다.
- MLB에 가면서 여러 손해를 감수하고 도전했을 텐데, 1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무조건 도전했다. 금전적인 것과 바꿀 수 없는 경험을 했다. 1년 전으로 돌아가도 고민하지 않고 도전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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