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시즌 성적은 최하위에 그쳤지만 한화 이글스는 올해도 팬들과 소통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을 영입하며 새로운 변화를 도모했다. 팀 리빌딩이라는 주된 기조 속에서도 1군 경기서는 승리를 위해 뛰었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멀어진 순간에도 1승, 1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다른 팀들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자칫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을 틈은 없었다.
순위는 같았지만 기록은 좋아졌다. 지난해 한화는 46승3무95패로 최하위에 자리하며 승률 0.326를 마크했다. 정규시즌 1위 NC와 승차는 38.5경기였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는 49승12무83패로 승률(0.371)을 끌어올렸다. 리그 1위 KT와 승차도 25.5경기로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였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박찬혁(49)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팬들과 연고 지역 밀착 마케팅에 더욱 주력했다. 성적만이 야구단 존재 이유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코로나19 시대에 팬들과 직접적인 접촉이 금지된 상황에서 한화는 팬들과 정서적인 거리를 좁히려고 힘썼다. 이에 10개 구단 최초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구단은 공식 유튜브 채널인 '이글스TV'를 통해 팀 리빌딩 진행 과정과 팀의 방향성에 따른 변화를 있는 그대로 팬들과 공유했다. 수베로 감독은 "나도 팬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팬들이 클럽하우스 내부를 가장 궁금해 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화 이글스가 팬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출시한 '독수리 맥주'는 구단의 마스코트인 위니를 재해석한 '독수리' 브랜드를 적용해 흥미를 끌었다. 의미 있는 건 이윤을 목적으로 대기업과 협업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설립된 대전·충청지역 최초 수제 맥주 제조 업체인 금강브루어리와 협력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며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로고 등 구단의 역사를 상품에 담아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공략, 팬층을 더욱 확장시켰다. 맥주 제조 업체의 공장 가동률 역시 2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대전역 뒤편에 위치한 소제동 철도 관사촌에 독수리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팬심을 공략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의 순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을 창출해 팬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구단 관계자는 "MZ세대에게는 새로움과 독특함을,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팝업스토어 만족도(93.4% 긍정)와 방문 후 한화 이글스에 대한 관심도(94.7%)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한화는 '사인볼 자판기'를 만들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팬 서비스를 실천했다. 한화의 올 시즌 스프링캠프지였던 거제 벨버디어 리조트 역시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캠프 입소 후 '한화의 수호신' 정우람(36)은 "시설이 깔끔하다. 운동을 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면서 "여기가 일본이나 미국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좋은 여건에서 새롭게 출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선수들도 자각해 좋은 분위기에서 열심히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게 저의 임무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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