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34)의 뒤를 든든히 지켰던 마커스 세미언(31)이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떠나 텍사스 레인저스로 향한다. 7년 계약이 터졌다. FA 재수 대성공이다. 그리고 스캇 보라스(59)가 또 해냈다.
MLB.com은 29일(한국시간) "세미언이 텍사스와 7년 1억 7500만 달러(약 2093억원)에 합의했다. FA 유격수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구단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미언은 2020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하필 2020시즌에 타율 0.223, 7홈런 23타점, OPS 0.680으로 부진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고, 여파를 제대로 맞았다.
결국 토론토와 1년 1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FA 재수'에 나섰다. 그리고 2021시즌 162경기 전 경기에 나서 타율 0.265, 45홈런 102타점, OPS 0.873을 폭발시켰다. 커리어 하이였던 2019년에 버금가는 기록이다(타율 0.285, 33홈런 92타점, OPS 0.892).
이를 바탕으로 2021시즌 데뷔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올-MLB 세컨트 팀에도 뽑혔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모두 품었고,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3위까지 올랐다.
당당하게 FA 시장에 나섰다. 카를로스 코레아-코리 시거라는 FA 유격수 '쌍벽'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세미언 또한 여러 팀이 군침을 흘렸다. 2021시즌 2루수로 뛰었지만, 원래 유격수다.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생산성이 좋은 타자이기도 하다. 당연히 탐이 난다.
일단 현지에서도 장기 계약은 예상했다. 디 애슬레틱은 5년 1억 4800만 달러(약 1770억원), 뉴욕 포스트는 5년 1억 4000만 달러(약 1674억원), MLB트레이드루머스는 6년 1억 3800만 달러(약 1650억원)로 내다봤다.
세미언은 더 위를 봤다. 보라스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은 "2억 달러 이상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았다. 31세 선수가 2억 달러 이상 계약을 따낸 것은 2013년 12월 로빈슨 카노(시애틀 10년 2억 4000만 달러)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카노가 31살이었다.
그만큼 시작점을 높게 잡고 들어갔다는 의미다. 이는 초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7년 계약이 터졌다. 7년 1억 7500만 달러면 연평균으로는 2500만 달러다. 대신 기간이 길다. 32~38세 구간이다. 텍사스 입장에서도 꽤나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결국 보라스의 수완이 다시 한번 발휘됐다.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텍사스다. 부활을 노리고 있다. 돈을 쓸 생각을 하고 있었고, 보라스가 이 틈을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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