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서귀포] 김희웅 기자=[전훈 인터뷰①] ‘K리그 최고령’ 조민국 감독 “세월이 언제 이렇게 흘렀나, 책임감 느껴”에 이어 2편에서 계속됩니다.
조민국 안산그리너스FC 감독은 사령탑들도 어려워하는 감독이다. 그도 그럴 것이 K리그 감독 대부분이 조 감독 제자 혹은 후배다.
안산 선수들에게는 조 감독이 더욱 어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이 현역 시절 이름을 날린 선수이거니와 나이 차가 크다. 2003년생 신인 권우현, 박성현, 장동혁 등과는 40살이 차이 난다.
조 감독은 본인을 어려워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친근한 욕을 하면서 다가간다. 효과는 만점이다. 선수들이 조 감독을 마냥 편하게 대할 수는 없지만, 친근하면서도 세심한 지도에 호평 일색이다. 선수들에게 조 감독 부임 효과에 대해 물으면 ‘팀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코치진과 선수단 사이의 신뢰가 생긴 안산은 새 시즌을 낙관하고 있다. 조 감독도 끊임없이 선수들을 향한 믿음을 보이며 긍정적인 시즌을 전망했다.

다음은 안산 조민국 감독과 일문일답.
-공격 축구를 한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공격 축구라는 게 공격수들이 수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방부터 압박해서 볼을 빼앗으면 그 위치부터 공격을 할 수 있다. 선수들이 하프라인까지 와서 볼을 빼앗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나. 공격수들이 수비하는 게 현대축구 흐름과 맞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부터 뛰면서 스토퍼한테 올 수 있는 10개의 패스를 2~3개 정도만 줄여줬으면 한다.
-아스나위를 윙 포워드 기용한다고 했다. 훈련 후에도 같은 생각인가.
변함이 없다. 내가 봤을 때 아스나위가 더 거듭나려면 윙 포워드로 나서야 한다. 아스나위는 파워가 있고, 공격성이 굉장히 좋다. 1년에 공격포인트 5개는 올리지 않을까. 풀백은 단점을 노출하는 포지션이 될 것 같다.
-신재혁이 아스나위와 같이 뛰고 싶다고 하더라.
같은 포지션이라... 재혁이는 왼쪽에서 뛰고 싶어 하더라. 재혁이도 앞으로 거듭나려면 오른쪽에서 볼을 터치하는 것보단 볼 없이 공간 침투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미드필더들이 볼을 찔러주면 침투하는 스타일을 지녀야 한다.
-아스나위가 대표팀에 자주 왔다 갔다 해서 지쳤을 것 같은데.
아스나위가 겨울에 너무 많이 뛰어서 지금은 기가 좀 빠진 것 같다. 내가 예전에 아시안게임, 월드컵을 연달아 뛰어봤는데 그때 느낌이 든다. 기력이 빠져서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충분한 휴식을 줬다. 서서히 호흡을 올리는 상태다.
오히려 날씨가 더워지면 아스나위에게 더 좋을 것 같다. 전반기보다는 6월 정도부터 아스나위가 활약을 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따로 (자세한) 이야기는 안 했는데, 욕심을 내라고 했다. 슈팅 거리에서는 슈팅을 하라고 했다. 패스도 잘할 줄 알고, 가까이에서 보니 굉장히 믿음이 간다. 집중력만 조금 갖추면 포인트는 생각보다 많이 올릴 것 같다.
-새로 온 티아고는 마음에 드는지. 적응은 잘하고 있는가.
스피드는 마음에 든다. 불만족스러운 건 음식 먹는 게 부실하다. 입이 좀 짧다. 와이프가 들어오면 잘해줄 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쉽다. 우리가 토너먼트 시합을 하는 게 아니니 잘 먹고 잘했으면 좋겠다.
티아고의 슈팅을 보면, 낮게 깔아 차는 임팩트가 조금 부족하다. 열심히 뛰고 도전적인 선수라 그것만 고치면 된다. (패스를) 찔러줄 줄 아는 미드필더가 있다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과는 40살 이상 차이 난다.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가.
욕을 많이 한다.(웃음) 이 새끼 저 새끼 하면서 친근하게 하고 있다. 한 달 동안 그렇게 하면서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믿음이 생겼다. 내가 한마디 했을 때, 선수들이 잘 듣는지 아닌지 표정 보면 알지 않나.
그리고 선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한다. 예를 들면, 훈련 때 보면 우리 지역에서 불필요한 볼 돌리기가 많았다. 이는 체력적인 문제가 된다. 이런 부분을 세세하게 알려줬고, 선수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재밌어하는 것 같다.

-K리그2 감독들이 모두 후배다.
몇몇 빼고는 다 제자들이다. 다들 어려워한다. 개인적으로 박동혁(충남아산 감독), 설기현(경남FC 감독)이 잘됐으면 좋겠다. 사실 기현이에게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축구가 자기 생각대로만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올해 참 궁금하다. 어떤 전술로 1년을 끌고 갈지, 선수 영입은 잘했는지 이런 게 궁금하다.
아산이나 안산이나 비슷한 환경인데, 동혁이도 스트레스 안 받고 올해 더 잘했으면 좋겠다.
-비교적 얇은 스쿼드를 보완하는 방법은?
선수들이 2가지 포지션을 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운동장에서 여러 변수가 생기지 않나. 어떤 선수가 다치면 그 안에서 위치 변동을 주려고 한다. 우리 선수들이 의외로 잘하고 있다.
-목표를 5위로 잡았다. 자신 있는가.
우리가 작년에 7위를 했다. 7골만 덜 실점하고, 7골만 더 넣으면 5위라는 목표를 이루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5위로 목표를 잡은 건 자신감 있게 경기를 치르기 위함이다. 그런 마음이 없이는 맨날 수비 축구만 하게 된다.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동계훈련을 해보니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 코치진도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분위기나 연습 게임 등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중심이 잘 잡힌 게 고무적이다.
-안산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한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프로선수다. 내 목표는 최선을 다해서 박수받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혹여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팬들에게 박수받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사진=안산그리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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