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눈물에 감동한 일본 "우정에 국경은 없다"

이상화(33) KBS 해설위원이 친구 고다이라 나오(36·일본)의 아쉬운 레이스에 눈물을 감추지 못하자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우정에 국경은 없다"는 자국 팬들의 반응까지 전하며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우정에 감동한 분위기였다.

이상화 해설위원은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고다이라가 38초09의 부진한 기록으로 17위에 그치자 중계 도중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일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오랜 시간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였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때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롤모델로 삼으며 그를 배웠고, 2018년 평창 대회에선 고다이라가 이상화를 제치고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이상화가 평창 올림픽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워하자, 고다이라가 이상화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은 양국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당시 둘의 모습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표하는 명장면으로도 남았다.

이같은 우정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자신의 친구이자 오랜 라이벌이었던 고다이라가 부진에 그치자, 이상화가 안타까운 눈물을 흘린 것. 그리고 이 모습은 고스란히 일본 언론들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상화 해설위원의 눈물에 감동이 확산되고 있다"며 "올림픽 현장에서 고다이라의 경기를 중계하다 눈물을 짓던 이 해설위원의 모습이 공개되자 SNS에선 국경을 넘은 두 사람의 우정을 나타내는 글들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도 "지난 평창 대회에서 고다이라와 경쟁을 펼쳤던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선 해설자로 대회를 지켜봤다. 고다이라가 38초09의 기록으로 17위에 그치자 그는 눈물을 흘렸다"며 "이상화는 2010년과 2014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직후엔 빙상에서 고다이라와 서로의 국기를 든 채 서로 안긴 모습에 감동과 칭찬이 이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스포니치아넥스는 "이상화 해설위원은 눈물을 흘리며 '왕관의 무게를 이기길 바랐다.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 것 같다'는 말로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자들만이 알 수 있는 중압감을 표현했다"며 "4년 전 서로를 위로하고 포옹한 장면은 한일 팬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