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준(26)의 동료 브라이언 레이놀즈(27·이상 피츠버그)가 특별한 3루타를 기록했다. 타구 속도 49.4마일(약 80㎞)로 2015년 스탯캐스트 도입 후 가장 느린 3루타였다.
피츠버그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위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2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효준은 시즌 첫 장타(2루타)와 동점을 만드는 득점 주자가 돼 팀 승리에 기여했다.
평범하게 흐르던 후반, 7회초 1사 상황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타석에 들어선 레이놀즈는 로완 윅의 2구째 커터를 받아쳐 3루 베이스를 살짝 넘기는 약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타구는 3루 베이스를 넘어 좌측 외야 파울라인 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갔지만, 컵스 야수가 아무도 없었다. 레이놀즈의 타석에서 좌측에 치우친 수비 시프트가 적용됐고 3루수 패트릭 위스덤은 2루에 더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 그래도 위스덤이 공을 끝까지 따라가 2루로 송구했기 때문에 레이놀즈의 안타는 2루타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레이놀즈는 송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3루를 향해 뛰어갔다. 위스덤의 송구가 2루에 도달한 것과 레이놀즈가 2루를 스쳐 지나간 것이 큰 차이가 없었기에 뛰면 안 될 상황. 하지만 컵스 내야진 그 누구도 레이놀즈의 3루 진루를 막지 못했다. 누군가는 공을 따라간 위스덤을 대신해 3루를 지켜야 했으나, 아무도 커버를 하지 않아 공을 받을 선수가 없었다. 스탯캐스트 도입 후 가장 느린 '시속 80㎞'짜리 3루타는 이렇게 탄생했다.
MLB.com은 "보통 보기 힘든 정말 독특한 3루타였다. 데이비드 로스 컵스 감독은 이 장면을 더그아웃에서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었다. 혼란스러워 보였다"면서 "컵스 내야수들 역시 지켜본 사람들만큼이나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만약 컵스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가 3루로 커버를 갔다면 좀 더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었다. 레이놀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9도루에 불과하지만, 중견수로 뛰고 대학 시절 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할 만큼 기본적으로 발은 빠른 선수다.
3루 커버를 들어왔다 홈으로 돌아가야 할 콘트레라스와 이미 가속이 붙은 레이놀즈가 동시에 홈을 노렸다면 승자는 후자가 될 확률이 높았다. 그렇다면 결과는 그라운드 홈런이다.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만약 콘트레라스가 3루로 향했다면 홈플레이트는 비어있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우리는 정말 재밌는 것(그라운드 홈런)을 봤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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