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뉴욕 양키스가 추락하고 있다. 치명적인 트레이드 4건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키스는 올 시즌 100승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은 무서운 페이스였다. 4월(현지 날짜 기준)을 15승 6패로 기분 좋게 출발한 뒤 5월 19승 9패, 그리고 6월에는 무려 22승 6패의 성적을 올렸다. 아무도 그들을 쉽게 막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거친 7월에 13승 13패로 주춤하더니 트레이드 마감일이 낀 8월에는 28일 현재 9승 16패로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이에 대해 미국 매체 팬사이드는 최근 "잘못된 트레이드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WS) 우승 기회를 앗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첫 번째 잘못으로 조던 몽고메리(30·세인트루이스)의 트레이드를 꼽았다.
올 시즌 양키스의 선발로 뛴 좌완 투수 몽고메리는 지난 3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선발 등판한 2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69의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때문에 이런 그를 내보낸 것을 팬들은 쉽사리 이해하지 못했다.
양키스는 당초 몽고메리를 보내고 마이애미 에이스 파블로 로페즈(26)를 영입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상황에서 마이애미가 발을 뺐다. 몽고메리를 보내고 로페즈를 쫓던 양키스는 당초 계획이 틀어질 수밖에 없었다.
세인트루이스로 옮긴 몽고메리는 펄펄 날았다. 이적 후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로 맹활약 중이다. 더욱이 몽고메리가 이적 후 첫 상대한 팀이 바로 양키스였다. 몽고메리는 친정팀을 만난 이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매체는 선발투수 프랭키 몬타스(29)를 두 번째 트레이드 실수 케이스로 지적했다.
오클랜드 에이스였던 몬타스는 지난 2일 트레이드 전까지 올 시즌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9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적지만 평균자책점은 나쁘지 않았다. 양키스도 이런 점을 높게 평가하며 그를 영입했다. 하지만 양키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몬타스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몬타스는 뉴욕으로 옮긴 후 4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평균자책점(7.32)이다. 이닝당 출루허용율을 나타내는 WHIP(1.58)에서도 보듯 투구 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 많은 주자를 내보내는 것은 투구수를 낭비하기도 하지만 야수들의 수비 시간이 늘어나 공격력까지 지장을 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양키스가 보낸 투수는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이고, 영입한 투수는 최악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매체는 조이 갈로(29·LA 다저스)도 언급했다.
갈로는 지난 3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올 시즌 양키스에서 82경기 타율 0.159, 12홈런 24타점으로 부진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겨우 0.621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로 이적한 후 그는 29일 현재 16경기 타율 0.220, 3홈런 7타점에 OPS 0.884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양키스가 갈로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캔자스시티에서 영입한 외야수 앤드류 베닌텐디(28)는 팀에 큰 도움이 못되고 있다.
베닌텐디는 올 시즌 캔자스시티에서 93경기 타율 0.320, 3홈런 39타점의 호성적을 올렸다. 올스타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7월 28일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 29일 현재 29경기 타율 0.240, 1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친정팀에서 보여준 활약상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이렇듯 양키스는 잘못한 트레이드에 맷 카펜터(37)와 지안카를로 스탠튼(33)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까지 더해지며 추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양키스는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며 2위 팀과 승차를 무려 15경기까지 벌렸다. 지구 우승은 당연히 그들의 몫으로 보였다.
하지만 2위 탬파베이와 승차는 어느새 7.5경기로 줄어들었다. 지금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지구 1위 자리마저 장담할 수 없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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