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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3년만에 143㎞... '장교 출신' 비선출, 제2의 한선태 꿈 이룰까

전역 후 3년만에 143㎞... '장교 출신' 비선출, 제2의 한선태 꿈 이룰까

발행 :

김동윤 기자
이동규./사진=김동윤 기자
이동규./사진=김동윤 기자

2023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선태(28·LG) 이후 두 번째 비(非) 선수 출신이 지명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BO는 15일 오후 2시 서울특별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블룸홀에서 2023 KBO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고교 졸업 예정자 793명, 얼리드래프트 59명 포함 대학교 졸업 예정자 359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3명 등 총 1165명이 드래프트 대상자다. 지명 순서는 2021시즌 최종 팀 순위 역순으로 한화-KIA-롯데-NC-SSG-키움-LG-삼성-두산-KT가 차례로 지명하며 최대 110명의 선수들이 선택받는다.


기타 선수 13명 중에는 지난달 29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SSG 퓨처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이동규(29·가평 웨일스)도 있다. 이동규는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경북고를 나왔다. 대학교 역시 야구로 잘 알려진 중앙대 독어독문학과를 나왔으나, 이때까지도 그에게 야구는 그저 동아리 취미 생활이었다. 본격적으로 야구에 입문한 계기는 육군 장교로 복무하던 2014년 우연히 들린 야구레슨장에서였다.


과거 넥센(현 키움)에서 활약하던 안규성(31) 코치가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것. 이동규는 "안규성 코치님이 '네 공이 심상치 않다. 한 번 프로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해주셨다. 많은 고민 끝에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도전해보자 마음먹었다. 2019년 6월에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군 시절 모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깃집 알바 등 여러 일을 했지만, 결국 부모님의 도움도 빌려야 했다. 외적인 환경도 힘들었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일반인이 10년 넘게 야구만 해온 선수 출신들과 함께 야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동규는 "비선출로서 정말 큰 차이를 느꼈다. 그래서 스스로 더더욱 '난 할 수 있다, 저 간극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계속했다"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연습을 하다 보니 올해 내 공에 자신감이 붙었다. 선수 출신과 간극은 정말 크지만,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어떤 벽이라도 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규.
이동규.

노력의 대가는 최상의 결과로 나왔다. 최고 시속 143㎞로 이날 참여한 7명의 투수 중 두 번째로 빠른 직구 구속이 나왔고 지켜보던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졌지만, 역시 매력적인 것은 빠른 직구였다.


이동규를 관심 있게 지켜본 한 스카우트는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일반인의 구속이 시속 143㎞까지 나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나이도 적지 않음에도 이 정도로 구속을 끌어 올렸다는 것은 박수받아 마땅하다"라며 칭찬했다.


많은 스카우트가 아쉬워한 것은 그의 나이였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1세가 되는 그에게 선뜻 2군 한 자리를 내주기는 쉽지 않다. 지난날이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동규는 "시속 140㎞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나와 구속적인 측면에선 후회가 없다"고 미소 지으면서 "그 기회가 왔을 때가 내 삶에서 가장 어렸을 때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고 지금껏 살아온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배운 것들은 내 다음 인생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이에 아쉬움은 있지만, 그것 또한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고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동규는 이제 제2의 한선태를 꿈꾼다. 한선태는 2019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5번으로 LG 트윈스에 지명돼 비선출로는 역대 최초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인 2019년 6월 25일 잠실 SK(현 SSG)전에서는 1군 등판까지 이뤄내 많은 비선출 야구인들의 희망이 됐다.


이동규는 "한선태 선수를 가장 존경한다. 나 같은 비선출 선수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셔서 고맙고 또 응원하고 있다. 나도 한선태 선수처럼 좋은 결과를 내서 다른 비선출 선수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LG 한선태가 2019년 6월 25일 서울 잠실 SK전에서 KBO리그 첫 등판해 공을던지고 있다./사진=뉴스1
LG 한선태가 2019년 6월 25일 서울 잠실 SK전에서 KBO리그 첫 등판해 공을던지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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