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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극적' 프로 지명... "대학선수 드래프트 참가, 부끄러운 일 아냐" 진심 어린 조언

3년 만의 '극적' 프로 지명... "대학선수 드래프트 참가, 부끄러운 일 아냐" 진심 어린 조언

발행 :
박건도 기자

트라이아웃 중 정채련. /사진=WKBL 제공
트라이아웃 중 정채련. /사진=WKBL 제공

기적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프로에 지명된 14명의 선수 중 대학 선수는 단 2명뿐이었다.


지난 2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WKBL 신입선수 드래프트에서 3년 만에 대학 선수가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이 드래프트 전 마지막 대학선수 프로 지명은 2022~2023 박인아(BNK), 이현서(우리은행), 양지원(광주대)이었다.


2라운드 3순위로 BNK 유니폼을 입게 된 박지수(22·단국대)는 지명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놀란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눈시울을 붉히며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팀에 보탬이 될 선수가 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지수는 대학 선수로서 오랜 시간 프로를 향한 간절함을 품고 있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박지수는 "솔직히 프로 무대에서 대학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 대학 선수의 실수 한 번은 고등학교 선수의 실수 세 번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주변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준비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라이아웃 당시 아쉬움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보여주고 싶었던 게 많았다. 공격보다는 리바운드나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모습, 그거 하나라도 보여드리고 오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이 크지만 빠른 스피드가 제 장점이다. 드라이브인이나 리바운드, 속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출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코트 위에 10명이 뛰는 것처럼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첫 프로 무대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박지수(오른쪽)가 박정은 BNK 감독으로부터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박지수(오른쪽)가 박정은 BNK 감독으로부터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박정은(48) BNK 감독은 박지수의 가능성과 태도에 주목했다. 박정은 감독은 박지수 지명 이유에 "다른 선수들보다도 워낙 좋은 가능성을 가진 친구다. 신장도 좋고 활용도도 좋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절실함과 간절함, 프로에 대한 갈증이 보여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자농구계에서 대학 선수의 프로 지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주 시선이다. 박지수도 "대학 선수의 실수 한 번은 고등학교 선수의 실수 세 번과 같다고 하더라"라며 "솔직히 프로 무대에서 대학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바늘구멍 같은 대학 무대에서 극적인 프로 구단 지명이었다. 박정은 감독은 대학리그와 대학 선발 영상 등을 봤다며 "2라운드 9번째 순번이라 선택의 폭이 넓었다. 다양한 정보를 참고해서 뽑았다"며 "박지수는 대학교에서 4년 동안 있었기 때문에 몸상태가 어느 정도 됐는지 봐야 한다. 프로와 대학은 훈련량이 다르기 때문에 훈련을 얼마나 소화하고 몸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윤아(왼쪽) 감독과 정채련. /사진=WKBL 제공
최윤아(왼쪽) 감독과 정채련. /사진=WKBL 제공

더불어 박정은 감독은 대학에 진학한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나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흐름이 만들어지길 바랐다. 박정은 감독은 "대학에 간 친구들도 드래프트 나오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고등학교에서 바로 오는 것도 좋지만, 실력이 준비됐을 때 오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는 대학 선수들이 참가하면서도 기대를 안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신한은행도 그렇고 우리도 대학 선수를 뽑았기 때문에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한은행 최윤아 감독도 3라운드에서 대학 선수 정채련(22·광주대)을 깜짝 지명했다. 최윤아 감독은 "2라운드까지 갔다가 정말 필요한 자원이 있으면 뽑으려 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드래프트 현장에서도 고민을 거듭했다"며 "이왕이면 대학 선수들에게도 꿈을 주고 싶었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정채련의 간절함이 더 묻어났던 것 같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드래프트 현장에서 눈물을 흘린 정채련은 "기적이다. 솔직히 안 뽑힐 줄 알았다. 뒷바라지해 준 아버지와 고모, 가족, 그리고 광주대에 너무 감사하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2007년 단일리그 시행 이후 역대 최다인 4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기를 더했다. 그중에서도 대학 선수들의 지명이 다시 이뤄졌다는 점은 중요한 흐름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수년간 대학 선수는 프로 무대에서 외면받는 존재였지만, 박지수와 정채련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2라운드 3순위로 BNK에 지목된 박지수(단국대)가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2라운드 3순위로 BNK에 지목된 박지수(단국대)가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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