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현지에서 세계 최강 여성 대회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정상에 올라야 했던 선수가 "우승을 빼앗겼다"며 분개했다.
영국 매체 'BBC'는 27일(한국시간) "올해 세계 최강 여성 대회에서 우승했던 미국 선수 제이미 부커가 '출생 시 생물학적 성별이 남성'으로 확인돼 실격 처리됐다"며 "당초 2위였던 영국 선수 안드레아 톰슨에게 타이틀이 소급 수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우승을 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톰슨은 "이번 대회는 부정직한 출전으로 오염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부커는 거짓말을 했고, 매우 부정직했다. 많은 여성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특히 "11위를 했던 선수는 3일차 에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지도 못했다"며 "대회 중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뒤 약 6시간 후에야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후 주최 측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를 일으킨 부커는 올해 최소 두 개 이상의 스트롱우먼 대회(레이니어 클래식·북미 스트롱우먼 2위)에 참가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BBC'는 부커와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대회를 주관한 '오피셜 스트롱맨' 측은 "참가자는 출생 시 기록된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자격을 부여한다"며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었던 선수가 대회에 참가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강 여성 대회는 '오피셜 스트롱맨 게임즈'가 운영한다. 전 세계 40개국에서 4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는 근력 스포츠 행사다. 톰슨과 부커는 여자 오픈 부문에서 3일간 통나무 프레스, 목재 프레임 운반, 데드리프트 사다리 등 6개 종목으로 경쟁했다.
43세 톰슨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세계 최강 여성 타이틀을 얻게 됐지만, 우승 소식은 기쁨보다 씁쓸함이 더 컸다. 그는 "엄청난 업적이지만, 부정직함 때문에 그늘이 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건은 남성 사춘기를 거친 선수들의 여성 경기 출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정확히 맞물린다. 'BBC'는 "세계 수영·육상 등 여러 국제 스포츠 연맹이 이미 엘리트 여성 경기에 이런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하는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세계 육상과 세계 복싱은 유전자 성별 검사를 도입했다. 영국에서는 대법원이 '여성의 법적 정의는 생물학적 성별'이라 판결한 뒤 관련 규정이 잇달아 정비되고 있다.
톰슨은 "앞으로 성별 검사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예산이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정직성만 기대하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