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현역임에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이미 예약했다는 평을 듣는 저스틴 벌랜더(39·휴스턴 애스트로스). 그러나 월드시리즈와는 좀처럼 인연이 없다.
벌랜더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2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휴스턴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2시즌 동안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인해 1경기 등판에 그쳤던 벌랜더는 올해 완벽하게 부활했다. 28경기에 등판한 그는 18승 4패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그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또한 벌랜더는 이번 월드시리즈의 맞상대인 필라델피아를 상대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통산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도 5이닝 노히터를 거두며(10월 5일 경기) 상대전적을 증명했다.
가을야구에서도 통산 15승 11패 평균자책점 3.55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던 벌랜더. 그러나 월드시리즈만 되면 그는 한없이 작아졌다. 통산 월드시리즈 7경기에 등판한 그는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5.68에 그쳤다.
첫 출전이었던 2006년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벌랜더는 2012년 샌프란시스코와 시리즈에서도 1차전에 등판했지만 투수 배리 지토에게 적시타를 맞는 등 4이닝 5실점으로 물러났다. 이후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나 승리는 없었다.
절치부심한 벌랜더는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3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는 쾌조의 투구를 선보였다. 그사이 휴스턴 타선에서도 카일 터커거 2회(1점)와 3회(3점)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면서 5-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벌랜더는 4회초 2사 1, 3루 위기를 맞았고, 여기서 닉 카스테야노스의 1타점 적시타와 알렉 봄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헌납했다. 이어 5회에도 J.T. 리얼무토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5-5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벌랜더는 6회초 시작과 함께 브라이언 아브레유와 교체돼 등판을 마쳤다. 이날 그는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동점 상황에 내려와 패전은 기록하지 않았지만 통산 포스트시즌 첫 승도 무산됐다.
벌랜더가 무너지면서 휴스턴은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해야 했다. 그리고 10회초 수비에서 리얼무토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고, 끝내 5-6으로 패배했다. 그야말로 1차전의 원흉이 된 것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