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 연합 팀이 100년 만에 한국을 찾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이하 MLB 월드투어)'가 전격 취소됐다. 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었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황당하고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KBO는 29일 "이날 오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사와 계약 이행 이슈 등의 이유로 최종적으로 MLB 월드투어를 취소했다고 공식적으로 KBO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KBO는 MLB 사무국과 손잡고 한국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초청, KBO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치를 계획이었다. 내달 11일과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14일과 15일에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총 4경기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KBO는 친선경기에 출전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명단까지 일찌감치 확정하며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40·롯데)의 출전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역사적인 의미도 있었다. MLB 연합팀이 친선경기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건 1922년 이후 100년 만이었다. 한국과 MLB 올스타들의 맞대결에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에 KBO는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빠듯한 일정에도 오로지 야구 팬들만 바라보며 정상 개최에 적극 협조했다.
더욱이 이번 친선경기를 강력하게 원했던 건 KBO보다 오히려 MLB 측이었다. MLB 사무국은 그동안 야구 세계화 등을 이유로 KBO에 수 차례 MLB 월드투어 개최를 요청해 왔다. 올해 초에는 MLB에서 프로모터(주최사)를 확정했다고 알려왔으며, 지난 4월에는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대회 개최 협조를 공식 제안했다.
그랬던 MLB가 친선경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돌연 대회 취소를 일방 통보해 왔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결국 MLB 측의 준비가 원할치 못했다. 당초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방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 성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MLB가 공개한 라인업에 따르면 몇몇 한국 선수들만 눈에 띌 뿐 스타급 메이저리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개최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던 KBO로서는 황당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런 식으로 대회가 취소돼 저희도 허탈하다. 특히 팬 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무엇보다 국내 야구 팬 분들께 신뢰를 지켜드리지 못한 점, 그리고 경기를 준비한 선수들이 입은 피해 등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MLB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짐 스몰 MLB 수석부사장은 국내 홍보대행사를 통해 "그동안 한국 내 이벤트 프로모터와 계약에 관련한 몇 가지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MLB는 시간을 갖고 노력해왔다"면서 "안타깝게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한국 팬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높은 수준의 경기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판단, 예정됐던 투어 일정을 취소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이번 대회가 취소되며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허구연 KBO 총재에게 유감을 표하는 서신을 보내왔다"면서 "주최사와 MLB가 함께 개최를 준비한 이번 대회에 참가 팀으로 협조하기로 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됨에 따라 팬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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