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을 만나기 위해선 태평양을 건너는 일도 추신수(40·SSG 랜더스)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오히려 이렇게 자주 날아올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추신수는 11일 인천광역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SSG의 '2022 챔피언스 팬 페스티벌 행사에 참여해 약 40분간 해당 블럭의 80명의 팬에게 사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SSG가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위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팬들의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계획됐고 선수들의 일정을 최대한 고려해 맞췄지만, 미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의 참가 여부는 불투명했다. 그래서 사인회에 참석한 팬들은 기다리고 있는 추신수를 향해 "올 줄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추)신수 선수 유니폼 가지고 오는 건데"라고 놀라면서도 반겼다.
팬들의 반응에 추신수는 "아예 안 올 줄 아셨나 보다. 왜 안 올 거라 생각하셨지"라고 어리둥절해하며 "저번 랜디스벅 데이 할 때(11월 24일)도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못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며칠 더 일정을 당겨서 8일에 입국했다. 한국에서는 미국과 달리 팬들과 만날 기회가 적다. 이럴 때 아니면 만날 기회가 없어서 오히려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팬 페스티벌은 코로나 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린 것도 있었지만, 통합 우승을 함께한 뒤여서 선수와 팬 모두에게 특별했다. 2005년 시애틀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17년 만에 첫 프로 무대 우승을 차지한 추신수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우승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마침 팬이 내민 공은 우승기념구였고, 추신수는 뿌듯한 표정으로 우승마크를 가리키면서 "얼마 전 (이)대호와 방송에서 만나 이야기하면서도 느꼈지만, 내가 참 행운아라고 느낀다. 팀에 합류해서 2년 만에 우승하기 쉽지 않은데 좋은 구단주님과 선수들을 만나서 이룰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김광현(34)까지 합류한 덕에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 1순위로 불렸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추신수는 "야구는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유명한 선수 1~2명 있다고 우승할 수 있다 치면 오타니 쇼헤이(28)와 마이크 트라웃(31)이 있는 LA 에인절스는 매년 우승했어야 한다. 선수들끼리 화합이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승 직후 눈물이 많이 났다. 원래 울지 않으려 했는데 30년간 운동한 것을 보상 받은 느낌이라 절로 눈물이 났다. 내가 정말 원하던 순간이었다"고 울컥했던 그때를 떠올렸다.
지난 5일 SSG는 추신수와 연봉 17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입단 첫해부터 유지해온 연봉(27억 원)에서 10억을 자진 삭감한 덕분에 SSG는 샐러리캡 부담도 덜었다. 우승을 위한 결정이었다.
추신수는 "우승한 팀의 내년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우리는 하던 대로만 하면 되기에 부담을 따로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다 좋으니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좋다. 올해 우리가 그렇게 우승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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