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국민 영웅을 건드려서는 안 됐다. 지네딘 지단(51)을 향해 원색적인 발언을 내뱉은 노엘 르 그라에 프랑스 축구협회장이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다.
그라에 회장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통신사 AFP와 인터뷰에서 "내 서투른 발언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내 우려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발언으로 지단과 그가 감독으로 있었던 팀들에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논란을 일으킨 지 꼭 하루 만이다. 전날(8일) 그라에 회장은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단이 브라질로 간다고? 난 눈 하나 깜짝 안할 자신이 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어느 클럽, 국가대표팀이든 갈 수 있을 것이다. 난 정말 신경쓰지 않는다. 지단이 내게 전화한다 해도 난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디디에 데샹(55) 현 프랑스 국가대표팀 감독과 2026년까지 연장 계약한 후 나온 것이다. 데샹 감독은 2012년부터 프랑스 국가대표팀을 맡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이란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충분히 연장 계약을 할 만했으나, 만만치 않은 경력의 지단이 야인으로 남아있던 것이 화근이었다. 지단은 세계 최고의 클럽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2번의 리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등을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20~2021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차기 프랑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물망에 올랐다.
그 때문에 자연스레 지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라에 회장은 현 감독인 데샹에게 힘을 실어주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발언의 강도가 프랑스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엔 과했던 모양이다.
프랑스 최고의 인기 스타인 킬리안 음바페(25)는 곧장 자신의 SNS에 "지단은 프랑스 그 자체다. 우리는 전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그라에 회장을 저격했다. 음바페뿐 아니라 프랑스 축구선수들 대부분 지단을 우상으로 삼고 있기에 현장의 의견을 대변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지단이 감독을 맡았던 레알 마드리드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세계 스포츠의 위대한 전설 중 하나인 지단에 대한 프랑스 축구협회 회장의 발언을 규탄한다. 그의 발언은 전 세계 축구팬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지단)에게 무례한 것이며, 우리는 빠른 피드백을 원한다"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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