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생각보다 잘 먹히던데요?"
투수로 변신한 지는 이제 3년, 1군 정규리그에서 단 2경기를 던진 게 전부지만 두산 베어스 최지강(22)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슬라이더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1군 잔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아직도 투수는 낯선 부분이 있다. 동성고 재학 시절 주로 3루수에서 뛰었던 그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팀의 외면을 받고 강릉영동대에 진학했다. 2년제 대학을 택한 것도 조금이라도 미리 프로에 재도전하기 위함이었다.
프로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과감한 변신도 시도했다. 어렸을 때부터 지망했던 투수는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았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최고 시속 140㎞ 중반대 빠른 공과 함께 큰 궤적을 그리며 휘어지는 공은 타자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드디어 프로의 지명을 받았지만 '미생'이었다. 육성선수로 두산에 간신히 입단할 수 있었다. 지난해 1군에서 단 2경기, 1⅔이닝 동안 4실점을 했다.
쓰라린 첫 시즌 경험을 딛고 스프링캠프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지난 20일 KT 위즈 원정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팀이 2-7로 끌려가는 7회말 등판한 그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단 9구 만에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김준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타 강백호에게 안타를 맞고 신본기에게도 안타를 내준 뒤 고봉재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왔다.
오른손 스리쿼터 유형으로 변화가 큰 공을 존 곳곳에 뿌린다. 전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쏘아올린 앤서니 알포드를 상대로는 최고 시속 146㎞까지 뿌리며 빠른 공 승부를 펼치더니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3루수 땅볼을 유도해냈고 8회말 김준태를 상대할 때도 빠른 공 위주로 승부하다가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던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공을 누르는 힘이 좋아 보인다. 야수를 하다가 투수 했을 때 이런 제구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며 "매력 있는 투수다. 제구력도 그렇고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는 공과 유인구를 투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호평했다.
다음날 경기 전 스타뉴스와 만난 최지강은 "슬라이더는 상황에 따라 자신 있게 던진다"며 "2스트라이크에선 빠르게 떨어지게 던지고 카운트를 잡을 때는 조금 더 비틀어서 각 크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도 있다. 생각보다 잘 먹히더라"고 미소지었다.
이동현 해설위원이 또 하나 주목한 건 간결한 투구 폼이었다. "나는 선수 때 폼이 예쁘지 않았는데 투수로 변신한지 얼마 안 된 선수가 깔끔한 투구폼과 좋은 변화구를 갖추고 있다는 건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마운드에 서면 생각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최지강은 "최대한 단순하게 포수 미트에 전력으로 던지자는 생각을 한다"며 "불펜에서 안 좋았어도 올라와서 폼을 신경 쓸 수는 없다. 타자 반응에 따라 어떤 공에 반응이 안나오면 그 공으로 승부하려고도 한다"고 전했다.
아직은 투수로서 낯설고 부족한 점도 많다. 이를 메우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한층 성장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최지강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자기 전에 누워서 어떤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것도 생각해보고 마운드 위에서 실제로 도움이 된다"며 "작년에 1군 왔을 때는 긴장도 되고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나와 싸우는 것 같았다. 올해는 다른 것 같다. 편안하다. 스프링캠프부터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해설위원은 "이런 선수들이 힘만 더 붙어 빠른공의 움직임을 더 주게 되면 정말 무서운 투수가 된다"며 "아직 투수 경험은 많지 않지만 1군에 올라왔을 때에도 장기를 더 보여주게 되면 활용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투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누구보다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공에 더 힘을 싣기 위해 체중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시즌 시작 때 89㎏였던 체중은 시즌 막판엔 84㎏까지 줄어 있었다.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마른 편이어서 비시즌 동안 많이 먹고 웨이트도 많이 했다. 지금 91㎏인데 여름에도 이 정도 수준이면 좋겠다"는 그는 "집에선 하루에 5끼를 먹고 보충제도 먹는다. 언제 언제 뭘 먹을지 계산해서 먹는다. 작년엔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는데 이번엔 필요성을 느껴서 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목표는 개막 엔트리 생존이다. 최지강은 "일단 거기까지만 정해두고 싶다"며 "시즌 후에 팬들 머릿속에 최지강이라는 투수가 박힐 수 있도록 활약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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