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2차전까지 모두 내준 뒤 역전 우승을 일군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0%의 도전. 김천 한국도로공사가 김연경을 위시한 인천 흥국생명을 상대로 반격 희망을 키우는 소중한 승리를 일궈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는 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0) 역전승을 거뒀다.
2패를 안은 도로공사지만 안방에서 맞은 3차전은 완전히 달랐다. 갑작스런 감기 증상으로 힘들어했던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고 홈팬들의 성원 속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클러치 박' 박정아(24점)와 미들블로커 배유나(16점)에 캣벨(21점)까지 언니들이 이끌고 결정적인 순간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이예은이 한 방으로 힘을 보탰다. 이예은은 서브로만 2득점했고 10개를 시도해 범실로 기록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5번째 챔피언에 오를 준비를 하던 흥국생명은 1,2차전을 모두 가져간 데 이어 3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적진에서 도로공사의 일격을 맞았다.
1세트부터 캣벨, 박정아, 배유나의 활약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한 도로공사는 기세를 탄 김연경을 쉽사리 막지 못해 휘둘렸다. 16-16에서 4연속 실점하며 1세트를 내줬다.
이후 역전극이 시작됐다. 2세트에도 캣벨과 박정아의 활약 속 18-15로 앞서갔으나 5연속 실점하며 흐름을 내주는 것처럼 보였다. 20-20에서 투입된 이예은의 무회전 서브가 코트 구석을 찔렀고 이후에도 흐름을 타며 세트 막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엔 15-20으로 끌려가던 중 20-21로 흥국생명의 턱밑까지 쫓았다. 김종민 감독은 다시 한 번 박정아를 대신해 이예은을 투입했다. 이예은의 예리한 서브에 흥국생명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다. 2연속 득점한 뒤 날린 서브를 김미연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23-21. 결정적인 순간 두 차례 투입돼 완벽히 제몫을 한 이예은의 역할이 컸다.
기세를 탄 도로공사는 4세트까지 내리 챙기며 소중한 1승을 수확했다. 흥국생명에선 김연경이 22점, 옐레나가 21점, 김미연이 13점으로 여전한 활약을 펼쳤지만 컨디션이 살아난 도로공사를 쉽사리 막아내지 못해 우승세리머니를 4차전으로 미뤄야 했다. 옐레나의 공격 성공률이 28.33%에 그쳤을 정도로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았던 게 뼈아팠다. 흥국생명은 이날 범실 23개(도로공사 14개)를 범했는데 이 중 옐레나 혼자 8개를 저질렀다. 2차전 범실이 단 하나도 잡히지 않았던 것과 대비됐다.
양 팀은 4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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