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고정 마무리조차 없이 어려운 시즌을 보낸 기억이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이제는 든든한 필승조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 그것도 4시즌 동안 이어지고 있다.
롯데 우완 구승민(33)과 김원중(30)은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2-0으로 앞서던 8회 초 등판한 구승민은 첫 타자로 나온 대타 박민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이어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그는 박영빈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이어 9회에는 마무리 김원중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4번 제이슨 마틴에게 포크볼 5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어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 윤형준을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팀의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로써 구승민은 시즌 10홀드, 김원중은 시즌 10세이브째를 거뒀다. 구승민은 노경은(SSG, 11홀드)에 이어 올 시즌 2번째로 두 자릿수 홀드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김원중 역시 홍건희(두산)와 함께 세이브 공동 2위에 등극했다. 또한 두 선수 모두 4년 연속 10홀드와 10세이브는 구단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지난 2018시즌 14홀드를 기록하며 필승조에 등극했던 구승민은 이듬해 시즌 중간 한때 마무리투수로도 나왔지만 평균자책점 6.25로 부진했다. 절치부심한 구승민은 2020년 20홀드를 시작으로 2021년 20홀드, 지난해 26홀드를 따내며 롯데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맡았다.
선발투수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원중 역시 입단 9년 차인 2020년 불펜투수로 전향, 그해 25세이브를 거두며 성공적인 보직 변경을 이뤄냈다. 이어 2021년에는 35개의 세이브를 따내며 이 부문 2위에 등극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음에도 17세이브를 달성했고, 올해는 20경기 만에 두 자릿수 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롯데는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오승환(41·삼성), 김용수(63·은퇴), 구대성(54·은퇴) 등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세이브 타이틀 역시 2009년 존 애킨스(26세이브)와 2017년 손승락(37세이브)을 제외하면 없었고, 두 선수는 각각 외국인 선수와 FA로 영입된 선수였기에 내부에서 만든 자원은 아니었다. 그나마 두 번 있었던 홀드왕(2004년 임경완, 2018년 오현택) 중 임경완(48)이 1차 지명(1998년)으로 입단한 선수였다.

이에 롯데는 불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조-대-홍-갈'(조성환-이대호-홍성흔-카림 가르시아)로 대표되는 핵타선을 자랑했던 2010년에는 최다 세이브가 임경완의 7세이브였다. 한술 더 떠 2015년에는 심수창(42)이 기록한 5세이브가 가장 많은 기록이었다. 이에 롯데 팬들은 그동안 뒷문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2016년 FA로 계약한 손승락이 4년 동안 94세이브를 달성하며 9회를 책임졌고, 그가 은퇴한 후에는 김원중과 구승민이 나타나 구원진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구승민은 기록 달성 후 "기록까지 오래 걸렸다. 한동안 잘 못 던지다가 오늘(23일) 만족스럽게 던져서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아홉수라서 마음이 급해질 수 있었는데 그래도 어렵지 않게 달성했다"고 말한 그는 "어린 선수들도 함께 잘 따라와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