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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충격 데뷔' 10K 이중키킹+독특한 페이크 견제+굳센 성격 "볼로 선언하면 멈추겠다"... KIA에 심상치 않은 새 이방인이 왔다

'韓 충격 데뷔' 10K 이중키킹+독특한 페이크 견제+굳센 성격 "볼로 선언하면 멈추겠다"... KIA에 심상치 않은 새 이방인이 왔다

발행 :

수원=김우종 기자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6회 1루 주자 김상수를 견제하기 위한 페이크 동작을 취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6회 1루 주자 김상수를 견제하기 위한 페이크 동작을 취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6회 1루 주자 김상수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6회 1루 주자 김상수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1루 주자 견제를 위한 페이크 동작을 취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1루 주자 견제를 위한 페이크 동작을 취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에 복덩이가 될 것인가. 심상치 않은 새 이방인이 왔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이중 키킹 투구 동작과 독특한 페이크 견제 동작, 그리고 상대 사령탑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견제구를 또 뿌리는 굳센 성격을 보여준 주인공. 바로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9)다.


KIA 타이거즈가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5연승을 질주하며 35승 1무 38패를 기록했다. KIA는 7위 키움을 1경기 차로 따돌리고 6위로 점프했다. 3위 두산과 승차는 4경기, 5위 NC와 승차는 1경기다.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KIA는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선발 출격했다. 산체스의 KBO 리그 데뷔전. 그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우선 첫 타자 상대로는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렀다.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것. 하지만 이후 11타자를 범타 처리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김상수를 3구 삼진 처리한 뒤 후속 황재균 타석 때 김민혁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이어 황재균마저 루킹 삼진으로 얼어붙게 만들며 1회를 무사히 넘겼다.


아무래도 처음 상대하는 생소한 유형의 외국인 투수. KT 타자들은 산체스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병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뒤 후속 장성우마저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이호연을 초구에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삼자 범퇴로 이닝을 정리했다. 3회 역시 삼자 범퇴. 선두타자 알포드를 좌익수 뜬공, 안치영을 유격수 땅볼,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솎아냈다.

◆ 산체스의 특이한 동작 하나 : '이중 키킹 동작'

4회말 투구를 앞두고 산체스의 '이중 키킹' 동작에 대한 KT 측의 항의가 있었다. KIA 관계자는 "투구 동작에서 왼쪽 다리를 일정하게 들어야 하는데, 산체스가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킹을 두 번 했다. 심판조장인 최수원 KBO 심판위원이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면서 "서재응 투수코치가 지난해 션 놀린도 후반기에 그런 모습이 있었는데, 왜 안 되냐고 물었다. 하지만 심판진은 규정상 안 된다고 답변했다. 지적받은 동작이 한 번 더 나온다면 볼로 판정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심판진이 KT 측의 항의를 받아들인 셈이었다.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4회말 투구를 앞둔 산체스(가운데)와 김종국(오른쪽에서 두 번째) KIA 감독이 심판진과 함께 산체스의 투구 동작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4회말 투구를 앞둔 산체스(가운데)와 김종국(오른쪽에서 두 번째) KIA 감독이 심판진과 함께 산체스의 투구 동작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런 항의에 산체스가 잠시 흔들렸던 것일까. 4회 산체스는 선두타자 김민혁을 2루 땅볼로 아웃시킨 뒤 김상수를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황재균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으며 처음으로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박병호를 풀카운트 끝에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또 한 번 위기를 넘겼다.


5회가 옥에 티였다. 선두타자 장성우는 헛스윙 삼진 아웃. 1아웃 상황에서 이날 1군으로 콜업된 이호연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호연은 산체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속구(142km)를 받아쳐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호연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큰 것 한 방을 얻어맞았지만, 산체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알포드를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안치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 산체스의 특이한 동작 둘 : '페이크 견제 동작'

6회에는 특이한 페이크 견제구 동작에 대해 역시 이강철 KT 감독이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산체스는 선두타자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했다. 이어 김상수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얻어맞은 산체스. 다음 타자는 황재균.


발이 빠른 김상수였다. 그런데 이미 산체스는 전력 분석을 마친 상태였다. 초구를 뿌리기 전에 산체스가 왼쪽 무릎을 굽혔다 피며 견제 페이크 동작을 한 차례 취한 뒤 세트 포지션에 들어갔다. 이에 1루 주자 김상수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산체스가 갑자기 1루로 몸을 틀어 견제구를 뿌렸다. 페이크 동작에 이은 견제구였다. 그는 다시 황재균을 상대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페이크 동작 없이 바로 1루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두 차례 견제구 이후 황재균을 향해 투구한 산체스. 초구는 볼. 2구째 역시 높은 볼이었다.


그런데 3구째 투구를 앞두고 이강철 감독이 나와 산체스의 페이크 견제 동작에 대해 심판진에게 어필했다. 이후 별다른 상황 변화 없이 경기가 재개된 가운데, 산체스가 보란 듯이 재차 페이크 동작을 취한 뒤 1루로 견제구를 뿌렸다. 수원 KT위즈파크가 양 팀 팬들의 함성으로 더욱 뜨거워졌다. 또 1루로 견제구를 뿌린 산체스. KIA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세이프였던 원심 그대로 유지됐다. 그리고 다시 한번 1루로 견제구를 던진 산체스. 뚝심 있는 그의 성격을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견제구가 계속되자 이번에는 타자 황재균이 한 차례 타임을 요청하며 타석에서 빠졌다. 계속된 승부. 3구째 스트라이크. 4구째 파울. 볼카운트는 2-2가 됐다. 또 한 번 1루 견제구. 그리고 5구째. 기어코 산체스가 바깥쪽에서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124km)를 뿌리며 황재균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헛스윙 삼진 아웃. 황재균의 눈에서 잠시 어딘가를 향한 레이저 눈빛이 발사됐다. 반대로 산체스는 모자를 벗은 채 3루 KIA 팬들 앞에서 양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함성과 박수를 유도했다. KIA 팬들은 산체스를 크게 연호했다.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6회 이닝 종료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 KT전에서 6회 이닝 종료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팀이 5-1로 앞선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 선두타자 박병호를 2루 땅볼로 유도한 뒤 장성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여기서 최지민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산체스의 성적은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1자책). 무엇보다 4사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투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90~100구 정도까지, 최대한 길게 끌고 갈 것"이라며 운용 계획을 밝혔는데, 실제로 88개(스트라이크 62개·볼 26개)의 공을 던졌다. 속구 43개(142~147km), 슬라이더 20개(123~133km), 커터 12개(131~134km), 커브 6개(122~124km), 체인지업 5개(131~133km), 투심 패스트볼 2개(각 146km)를 골고루 섞어 구사했다.


산체스는 지난 6일 KIA가 연봉 28만 달러에 새롭게 영입했다고 발표한 외국인 투수다. 신장 185㎝, 체중 75㎏. 베네수엘라 출신은 산체스는 마이너리그에서 10시즌, 대만 프로야구 리그(CPBL)에서 1시즌을 각각 소화했다. 특히 올해 대만프로야구에서 퉁이 라이온스 소속으로 10경기에 등판(선발 등판 9경기), 62⅔이닝을 투구하며 8승 1패 평균자책점 1.44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210경기에 출장(선발 등판 77경기)해 44승 33패 평균자책점 3.94를 마크했다.


영입 발표 당시 KIA 구단은 산체스에 대해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우수하고 다양한 구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아도니스 메디나(27)의 대체 선발로 적합한 평가를 받았다. 또 올해 대만 프로야구 리그 전반기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빼어난 투구를 보여줬다. 산체스는 평균 시속 140㎞대 중후반의 빠른 공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날 실제로 다양한 구질과 함께 특이한 페이크 견제와 이중 키킹 동작까지 보여주며 값진 첫 승을 챙겼다.


KIA 산체스(왼쪽)가 경기 후 김종국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가 경기 후 김종국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산체스 : "커리어 내내 이와 같이 던져 고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볼로 선언된다면 이중 키킹 멈추겠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한 산체스는 "일단 기분이 정말 좋다. 매우 흥분된다. 남은 시즌에도 오늘처럼 투구했으면 좋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힌 뒤 "오늘 자신이 있었던 구종은 스위퍼라고 생각한다. 스위퍼로 삼진을 많이 잡았기 때문이다. 스위퍼와 슬라이더를 함께 구사할 줄 안다. 스위퍼는 지난해부터 던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 팀에서 자신의 이중 키킹 동작과 페이크 견제 모션에 대해 항의한 것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나를 더 뜨겁고 불타오르게(Fired me) 만들었다. 더욱 많은 에너지와 함께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 감독의 항의 이후 견제구를 보란 듯이 또 뿌린 장면에 대해서는 "주자(김상수)가 단지 빨라서 견제구를 최대한 많이 던졌을 뿐이다. 경기를 앞둔 오전, 전력 분석 미팅을 통해 김상수가 빠르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이런 점을 먼저 알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산체스는 페이크 1루 견제 동작에 대해 "지난해부터 그런 동작을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함께했던 팀 동료가 있었다. 그가 이런 동작을 커리어 내내 활용했다. 저 역시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가볍게 한 번씩 따라 해봤다. 그러다 실전에서 한 번 처음으로 써봤는데, 마침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동작을 계속하고 있다. 최대한 주자를 묶어둘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심판진으로부터 지적받았던 이중 키킹 동작에 관해서는 "저의 커리어 내내 해왔던 것이라 당장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면서 심판진이 향후에는 볼로 선언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와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을 멈추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자신의 구속에 대해 "올해 좀 낮아지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평균 150km, 최고 155km까지 찍었다. 올해 구속이 낮아진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산체스는 극단적으로 투수판의 끝을 밟고 던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좌타자 기준, 몸쪽 속구를 던지는 게 쉽지 않아 자꾸 투수판 밟는 자리를 이동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한 산체스는 "오늘 경기는 100점 만점에 90점이라 생각한다. 홈런 한 방을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의 경기력보다 더욱 중요한 건 팀이다. 팀이 승리했다면 상관없다"면서 팀 퍼스트 정신까지 보여줬다.


KIA 산체스(왼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왼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경기 후 팀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는 산체스(오른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경기 후 팀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는 산체스(오른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가 6회 투구를 마친 뒤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산체스가 6회 투구를 마친 뒤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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