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1명이 합류했다고 이렇게 큰 효과가 나타날 줄은 몰랐다. KIA 타이거즈의 슈퍼스타 김도영(22) 이야기다.
이번 주말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화제의 중심은 단연 김도영이었다. 지난 3월 22일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김도영은 한 달여의 재활을 마치고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다운 활약을 당장 보여줄 수 있을지는 반신반의였다. 이범호(44) KIA 감독도 "(김도영이) 돌아오자마자 빵빵 칠 수 있겠느냐. 10~20타석은 적응 단계로 보고 3~4경기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스타는 역시 스타였다. 김도영은 합류 후 단 2경기 만에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도니살(도영아 니 땀시 살어야)'의 재현을 알렸다.
첫 날인 25일 경기 1-3으로 뒤진 4회 말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김도영은 상대 선발 손주영의 초구(시속 123㎞ 커브)를 때려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26일 경기에서도 김도영의 맹타는 이어졌다. 1회 말 무사 1, 2루에서 LG 선발 이지강의 6구째 커터(시속 143㎞)를 선제 중전 적시타로 연결하더니 2-0으로 앞선 3회 말에는 이지강의 3구째 커브(시속 126㎞)를 밀어쳐 시즌 1호 우월 홈런까지 뽑아냈다. 복귀 후 3타석 연속 안타와 타점이었다.

무엇보다 KIA에 고무적인 건 김도영의 가세로 후속 타자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는 점이다. 26일 경기가 딱 그랬다. 이날 김도영이 1회 선제 적시타를 때리자 곧이어 4번 타자 최형우도 1타점 중전 안타를 날려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3회에도 1사 후 김도영의 솔로 홈런이 나온 뒤 이우성의 3루타, 한준수의 볼넷에 이어 오선우가 우중월 스리런 아치를 그려 6-0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그라운드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김도영은 동료 타자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26일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오선우(29)는 경기 후 "(김)도영가 합류한 뒤 어제와 오늘 연달아 '타석에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었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 도영이에게 고맙다. 많이 배우겠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김도영 역시 "(오)선우 형이 물어보길래 제가 작년에 타격코치님들께 들은 말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애기해줬는데 선우 형도 적극적으로 받아줬다. 제 한 마디가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결과가 좋게 나와 저 나름대로는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의 합류를 크게 반기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26일 경기 후 "김도영의 복귀가 타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타격감을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어제 오늘 타격하는 걸 보니 재활하는 동안 잘 준비를 해 준 것 같다. 주루플레이도 무리없이 소화해줬다"고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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