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구면 충분했다. 강민호(40)와 특급 케미를 뽐내며 헤르손 가라비토(30)가 7이닝 완벽투를 펼치며 삼성 라이온즈에 3연승을 이끌었다.
가라비토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 타선의 도움 속에 9-0 승리를 거둬 KBO리그 데뷔 후 4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ERA)은 2.57에서 1.71까지 낮췄다. 아리엘 후라도(29)와 후반기를 이끌 특급 듀오로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은 올 시즌 가을야구의 영웅 데니 레예스(29)와 후라도로 시즌을 열었으나 오른쪽 발등 미세 피로 골절로 이탈했고 올 시즌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가라비토를 데려왔다.
데뷔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그는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 5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으나 지난 8일 NC 다이노스전에선 4이닝 4실점(3자책)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우천 취소와 올스타 브레이크가 겹치며 긴 휴식기를 보낸 게 도움이 됐을까. 가라비토는 KBO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가라비토는 2회 안타를 맞고 실책까지 기록했으나 탈삼진 2개를 엮어 실점을 틀어막았고 3회는 커브와 스위퍼를 활용해 KKK로 SSG 타선을 압도했다.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니 투구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8,9회 등판, 나아가 완봉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오랜 만에 등판인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지 8회부터 육선엽을 투입했다.
최고 시속 153㎞ 빠른 공을 뿌렸고 공격적인 투구로 SSG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커다란 각을 그리며 존 바깥으로 휘어져나가는 스위퍼와 커브를 바탕으로 SSG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가라비토 선수가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첫 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나 7회 마지막 타자 한유섬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더그아웃으로 향해서는 강민호와 찐한 포옹을 나눴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시종일관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중간 중간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중계사 인터뷰를 마친 뒤 기다리던 동료들로부터 격한 축하 물 세례를 받은 가라비토는 "마지막 삼진을 잡는 과정에서 (강)민호 형은 직구를 요구했는데 나는 다른 구종을 던지고 싶었다. 그것에 대해서 민호 형이 어떤 단어를 얘기했지만 공개된 곳에서 얘기할 수는 없다. 미디어분들 앞에서 얘기하기엔 안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그런 야구적인 부분에 대해서 하나씩 맞춰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고집이 분명하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 포수 중 하나인 강민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라비토는 "민호 형의 리드를 전적으로 믿는다기보다는 오늘처럼 다같이 다 같이 이루어낸 거라고 생각을 한다"며 "아직까지는 KBO리그가 처음이고 타자들에 대한 정보도 적지만 민호 형은 정보가 워낙 많다 보니까 리드를 더 믿고 따라갔고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까 이젠 서로 주고받으면서 마운드 위에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마지막 경기의 안 좋았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가라비토는 "다른 날에도 스위퍼가 좋았지만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전력분석원들과 미팅을 가지며 어떻게 후반기에는 더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고쳐야 되는 점들을 충분히 손봤고 그러다 보니 스위퍼가 더 좋아져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입증을 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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