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가 프로축구 K리그1 정상 탈환을 위해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자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역시 연일 들썩이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단이 주는 감동에 팬들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전주성에서 다시 한번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강원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3라운드에 모인 1만 3795명의 관중 수는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이번 시즌 평일 기준 전북의 주중 홈경기 최다 관중이기 때문이다. 현대가더비나 전설매치 등 이른바 빅매치가 아니었는데도 평일 저녁 1만 4000명에 가까운 관중들의 발걸음이 경기장으로 향한 것이다. 이번 시즌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지난 6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강원전 당시 1만 5290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평일 관중 수다.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는 팀 성적이 결국 관중 동원력으로 이어졌다. 강원전 전까지 전북은 무려 K리그 18경기 연속 무패(13승 5무)를 달렸다. 코리아컵을 포함한 공식전 무패 기록은 무려 21경기(16승 5무)였다. 비단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팬심을 사로잡았다. 직전 경기 포항 스틸러스전에선 2골을 먼저 실점하고도 3골을 터뜨리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강원전 전까지 7경기 중 5경기에서 3골 이상을 터뜨리는 등 결과뿐만 아니라 '보는 맛'이 있는 경기들을 치렀다.
자연스레 평일 저녁인데도 전북 팬들은 대거 경기장으로 향했다. 전북 서포터스석뿐만 아니라 일반석도 녹색 물결로 가득 찼다. 팀이 잘 나가니 팬들이 모이고, 많이 모인 팬들의 응원이 고스란히 선수단에게 전달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실제 이날 전북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 전반에만 2골을 내리 넣었다. 전북의 골이 터질 때마다 응원석에서 울려 퍼진 '오오렐레'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1만 379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전북 구단은 역대 가장 빠른 12경기 만에 홈 20만 관중(20만 8600명) 돌파라는 새 역사까지 썼다. 무려 33경기 연속 무패 신기록을 세웠던 2016년에도 13경기 만에 20만 관중을 넘었는데, 올해는 그때보다 페이스가 더 빠르다. 전광판을 통해 최단 경기 홈 20만 관중 돌파 소식이 전해지자, 함께 힘을 보탠 전북 팬들의 함성이 또 한 번 경기장을 들썩이게 했다.
최근 부진했던 성적 탓에 줄어든 평균 관중수 역시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번 시즌 전북은 홈 평균 관중이 1만 7383명으로 서울(2만 6210명)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성적이 추락했던 2023시즌 1만 2566명으로 4위, 지난 시즌 1만 5560명으로 3위였던 순위가 올해 2위로 다시 올라섰다. K리그 평균 관중 1위에 올랐던 2015시즌(1만 7413명)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 관중 수이기도 하다.
마침 전북은 경기장을 찾은 1만 3795명의 팬들에게 '또' 승리를 선물했다. 전반 38분 김진규가 환상적인 중거리골로 팬들을 열광시켰고, 4분 뒤 콤파뇨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점수 차를 벌렸다. 상대 퇴장 이후 기대했던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덕분에 팬들은 마음 편히 경기를 관전한 뒤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승리로 전북의 무패 행진은 공식전 22경기(17승 5무)로 늘었고, 2위 대전하나시티즌과 격차는 12점을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거스 포옛 감독은 "정말 프로다운 승리였다. 초반 스타트를 잘 끊었다. 공격적인 부분들이 날카로웠다"며 "계속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 덕분에 전북 팬들의 발걸음이 전주성으로 향할 이유가 또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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