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자들이 투수진에 미안함을 나타낼 만큼 타선이 무너져 있었다. 눈물 겨운 역투가 펼쳐졌고 SSG 랜더스 타선이 드디어 보답을 했다. 6연패 기간 11득점, 경기당 평균 2점도 내지 못했던 타선이 결정적인 순간 두 방의 홈런포로 길었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SSG는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6연패를 끊어낸 7위 SSG는 44승 45패 3무로 6위 삼성(46승 45패 1무)과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상대 전적은 5승 6패 1무가 됐다. 이틀 동안 16점을 내주며 두들겨 맞았던 것을 화끈한 홈런포 두 방으로 되갚아준 승리였다.
경기 시작 때까지도 영상 35도룰 웃도는 폭염 속에 경기가 펼쳐졌으나 라이온즈파크의 2만 4000좌석이 모두 들어찼다. 삼성의 올 시즌 38번째 매진 기록.
5회까지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SSG 선발 문승원은 단 64구로 5이닝을 틀어막았다. 피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고 모두 산발로 순식간에 5이닝을 지워냈다. 효율적인 투구의 정석을 보여준 투구였다. 올 시즌 개인 최다인 6이닝을 넘어 7,8이닝까지도 책임질 수 있을 기세였다.

삼성 최원태도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투구를 뽐냈다. 3회까지는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5회까지 제대로 된 피안타는 4회초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맞은 우전 안타가 유일했다. 그마저도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삭제했다.
6회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6회초 SSG는 호투를 펼치던 최원태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석정우가 삼진, 최지훈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에레디아가 직전 타석 안타에 이어 이번엔 2루타로 밥상을 차렸다.
최정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한유섬에게 기회가 전달됐다. 한유섬은 3구 몸쪽으로 바짝 붙는 직구를 때려냈고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로 선취 타점을 올렸다.
6회말엔 삼성에 기회가 돌아왔다. 첫 타자 김성윤이 유격수 방면 타구를 날린 뒤 전력질주로 1루로 향했다. 원심은 아웃. 그러나 삼성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확인 결과 타이밍 상으로는 아웃이었지만 공이 1루에 도달하는 순간 1루수 고명준의 발이 떨어져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숭용 SSG 감독이 뛰쳐나왔다.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는 즉각 퇴장 사유였지만 김성윤이 전진하며 타격을 하는 과정에서 타석을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항의였다. 퇴장은 면했지만 더 이상 판정에 번복은 없었다.

이어 문승원이 구자욱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몰리자 SSG 벤치가 강수를 뒀다. 투구수가 67구에 불과한 선발 문승원을 내려보내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 이로운을 투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로운은 디아즈에게 좌익수 뜬공을 허용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지만 태그업한 3루 주자의 득점까진 막아낼 수 없었다. 강민호와 김영웅을 연속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더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위기 뒤 기회였다. 6회를 잘 막아내자 7회초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 안상현이 볼카운트 2-1에서 4구 시속 144㎞ 몸쪽 직구를 잡아당겼고 타구는 담장을 가까스로 넘기는 비거리 101m 좌월 솔로포가 됐다. 시즌 2번째 홈런.
이어 이지영이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고 정준재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이어갔다. 석정우의 타석에서 최준우를 내보냈는데 삼성이 좌투수를 이승민으로 교체하자 SSG는 다시 우타자 오태곤으로 타자를 바꿨다.
그러나 치열한 수싸움에서 웃은 건 삼성이었다. 오태곤이 유격수 땅볼에 3루 주자의 발이 묶였고 최지훈마저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7회말에도 SSG는 이로운을 투입했다. 올 시즌 SSG 불펜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구를 펼치고 있는 이로운이지만 2이닝 투구는 지난 4월 23일 KT 위즈전 단 한 번에 불과했다.

그만큼 누구보다 강한 신뢰를 받는 투수였고 믿음에 부응했다.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 김태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재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류지혁을 3구삼진으로 잡아내며 7회를 삭제했다.
8회엔 노경은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김성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구자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루로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김성윤도 2루에서 종아리가 유격수 글러브에 걸렸다. 삼성엔 불운한 상황이었지만 SSG 입장에선 승리의 여신이 웃어주는 것 같은 행운의 장면이었다.
9회초 고명준이 쐐기를 박았다. 이승현의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3일 이후 오랜 만에 터진 홈런이 공교롭게도 다시 삼성전에서 나왔다. 9회말 마운드엔 마무리 조병현이 등판했고 강민호를 좌익수 뜬공, 김영웅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이재현에게 2루타를 맞았다. 단타 하나만 허용해도 동점이 되는 상황.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조병현을 독려했다. 이성규를 상대로 조병현은 시즌 18번째 세이브(4승 2패 1블론)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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