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며 최후진술한 황의조, 검찰은 2심도 '징역 4년' 구형

검찰이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33·알라니아스포르)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기일은 오는 9월 4일이다.

24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검찰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조정래·진현지·안희길) 심리로 열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재판에서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영상통화 중 녹화 행위에 대해 다시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피해자는 합의할 의사가 없는데도 기습 공탁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심은) 피고인 죄책에 부합하는 양형이 아니다. 범행 횟수와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을 받고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용서받지 못했다. 황의조는 국민적 응원과 지지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로 양형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양형 기준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변호인 역시 "이 사건이 남긴 피해는 기억과 낙인"이라며 "피해자는 이미 '합의 같은 거 없다'고 말했다. 집행유예가 맞는지 다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의조 측 변호인은 그러나 "황의조는 깊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수사·재판 단계에서 피해자 측에 진심으로 사과를 보냈다"면서 "30대 초반의 운동선수로서 이번 판결은 피고인의 인생 전체를 결정지을 수 있다. 황의조도 어쩌면 사생활이 공개된 피해자 성격이 있다는 점을 살펴봐 달라. 원심 형이 확정되면 국가대표 자격이 사라질 수 있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황의조는 최후진술을 통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를 생각하며 매일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고 지금도 반성하며 지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축구선수로서 어떠한 잘못을 다시는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나겠다.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하고, 최대한의 선처를 베풀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했다. 황의조는 최후진술을 하며 울먹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는 상대 동의 없이 여러 차례에 걸쳐 사생활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2명이다. 피해자 A씨는 합의금을 받고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합의 의사가 없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앞서 1심은 황의조가 피해자에게 합의금 명목의 2억원을 공탁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명령도 더했다. 다만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던 황의조는 1심 선고 직전 법원에 공탁해 기습 공탁 논란이 일었고, 첫 공판에서야 돌연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1심에 불복한 검찰과 황의조 측 모두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그의 친형수 이 모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