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내야수 최정(38)은 이번 시즌 그야말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5월 2일 잠실 LG전에서 늦은 첫 경기를 치렀고, 시즌 타율이 1할대에 머물렀다.
KBO 리그 홈런왕이자 SSG 간판타자인 최정의 부진에 구단 직원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 등이 모두가 놀랐다. 그보다도 최정 본인조차도 "창피했다"고 털어놨다. 주위의 위로와 동정조차도 싫었다.
하지만 26일부터 최정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직전 시리즈였던 대구 삼성과 3연전을 준비하면서 강병식 타격코치와 오준혁 타격보조코치의 근접 지도까지 받으면서 타격 자세를 수정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26일 류현진을 상대로 적시타를 시작으로 멀티히트까지 기록한 최정은 27일 경기에서도 한화 '파이어볼러' 문동주에게 홈런 2개를 때려내며 부활을 알렸다. 2경기 연속 2안타 경기를 완성한 최정은 시즌 타율을 1할대에서 0.203으로 상승시키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최정은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님들도 장난을 쳐주시면서 편하게 하려고 해주셨는데 그것조차도 위로받는 것 같아서 창피했다. 정말 싫었다. 이번 시즌은 개인 성적은 완전히 포기하자는 생각으로 팀 승리에 보탬만 되려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마침 (김)성현이가 와서 잘된 것 같다. 잘할 타이밍인데 마침 친구가 왔다"고 말했다.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없었던 '최정의 절친 내야수' 김성현(38)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콜업됐다. SSG 구단은 김성현에게 고참으로서 내야의 중심을 잡아주는 부분뿐 아니라 부진에 빠진 최정의 멘탈을 잡아주며 조언도 가감 없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성현 역시 최정을 밀착마크하며 점심 식사와 함께 훈련까지 동반했다. 특히 타격 훈련은 평소보다 길게 소화했다.
현재 SSG 야수들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더구나 외야수 한유섬(36)까지 어깨부상을 당해 지난 25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래서 김성현의 '말동무' 역할이 더 중요했다.
김광현(37) 역시 26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결국 우리 팀은 (최)정이형이 살아나야 한다. 구단에서 돈을 많이 주는 만큼 보여줘야 한다. S급 타자라는 것을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웃으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에 대해 "김광현도 그렇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마음으로 한 말일 것이다. 김광현도 그렇고 김성현도 그렇고 누구도 하기 쉽지 않은 말을 해주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다"고 언급했다.
최정 역시 "기사로 (김)광현이의 발언을 접했는데 무슨 메시지인지 알고 있다. 정말 고개를 들고 다니기도 너무 창피해서 주눅 든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차라리 그렇게 언급해주고 계속 뭐라고 해주니까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졌다. 일침이라는 표현은 저기 구석에 불러놓고 엄청 뭐라고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 광현이와 사이는 좋다"고 웃었다.

이어 김성현에 대해서도 최정은 "대선배님이 계시던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왔던 사이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타격 훈련을 가까이서 봐줬던 코칭스태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최정은 "대구에서 감독님이 특훈을 시켜주셨고 강병식 코치님도 정말 열심히 연구해주셔서 하체 움직임 등 문제점을 잡아주셨다. 대구에서 훈련이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 대구에서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서서히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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