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를 잊은 꼴찌팀. 그래도 불타는 금요일 경기장은 가득 들어찼다. 팬들의 열정에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가 드디어 긴 연패에서 탈출했다.
키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등판했다. 반드시 잡아내야만 하는 경기였다. 알칸타라는 8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롯데 선발 이민석도 빼어난 투구를 펼쳤으나 타선은 6회말 임지열의 3루타를 시작으로 송성문의 볼넷, 최주환의 결승타, 루벤 카디네스의 볼넷에 이어 병살타 때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클로저 주승우가 1이닝을 틀어막았다. 그렇게 키움의 연패가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설종진 감독 대행은 "알칸타라가 에이스답게 8이닝 동안 완벽투를 펼쳤다. 이어 나온 주승우가 남은 이닝을 잘 막아줘 끝까지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전날 접전 끝에 불펜 투수가 무너지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이날은 단 2명의 투수로 경기를 끝냈다.
이어 "공격에서는 6회 임지열의 3루타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 최주환은 선제 적시타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며 "점수 차가 크지 않은 팽팽한 승부에서 선수들 모두 집중력을 발휘해 줬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빼놓을 수 없다. 키움은 이날 시즌 20번째 홈경기 매진을 이뤘다. 종전 구단 한 시즌 최다 매진(2012년 목동 시절) 18회, 고척 시대의 15회(2024시즌)를 넘어선 최다 만원 기록이다.
팀 상황을 생각해보면 더 믿기지 않는다. 키움은 이날 승리에도 29승 69패 4무, 승률 0.296에 머물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3할 미만 승률은 단 4팀 뿐이었고 100패 팀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키움은 두 기록에 모두 다가서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99패 페이스다. 흐름을 뒤집지 못한다면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100패 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고 있다. 키움은 이날까지 총 64만 9792명의 홈관중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수준을 웃돌고 있다.
설 감독 대행은 "무엇보다 연패 중에도 고척돔을 찾아 응원을 보내 주신 팬 분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 모두 큰 힘을 얻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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