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를 나타냈던 송성문(29)이 키움 히어로즈와 6년 12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자연스럽게 미국 진출 꿈은 무산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결정된 건 없다.
키움은 "내야수 송성문(29)과 계약기간 6년, 연봉 120억원 전액 보장 건으로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송성문 또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자부심을 나타냈다. 영원한 히어로즈맨으로 커리어를 마감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 팬들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내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게 될 예정이었던 송성문은 그 직전해인 이번 겨울 포스팅 요건을 갖출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맺은 대형 계약이라 해외 진출을 수락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허승필 키움 단장은 고개를 저었다. 허 단장은 송성문 계약 발표 이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포스팅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시사했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대형 계약을 맺을 만큼 송성문의 가치를 높게 판단하고 있는 만큼 기준 이상의 대우 혹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는 팀이 있을 경우라는 것이다.
허 단장은 "선수에 대한 가치가 납득되는 수준까지 책정이 돼야 선수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고 구단도 승인할 수가 있다. 가치를 인정 받고 가야만 어느 정도 자리도 보전이 된다"며 "작년 김혜성의 사례와 비슷하다. LA 다저스 말고도 김혜성을 원한 팀이 두 팀 정도 더 있었지만 향후 활용도에 대한 이야기를 명확히 해줬고 지금 그렇게 출전하고 있다. 금액이 많다고만 해서 기회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2015년 2라 5라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송성문은 지난해 전까지는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2024년 142경기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 출루율 0.409, 장타율 0.518, OPS(출루율+장타율) 0.927로 훨훨 날았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는 6.13으로 김도영(KIA·8.32), 멜 로하스 주니어(KT·6.50)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올 시즌엔 지난 4월까지도 부진에 허덕이며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쳤지만 5월 이후 타율 0.330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그리며 어느덧 타율 0.297이 됐다. 팀 내 타율과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도루까지 타격 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에도 WAR를 5.24로 2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렇다면 포스팅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올 시즌 키움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엔 적지 않은 MLB 스카우트들이 방문했다. 송성문도 그들의 관심 대상 중 하나였다. 한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송성문은 일단 수비가 된다. 몸놀림이 둔하지 않다. 지난 국제대회에서도 2루를 봤는데 잘했다. 오히려 김혜성보다 송구나 안정감에서는 낫다고 봤다. 메이저로 가면 1루 2루 3루도 가능할 것 같다"며 "김혜성이 운동 신경과 주력이 뛰어난데 송성문도 올해 뛰는 거 보면 주력이 괜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KBO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표본이 많지 않다는 게 변수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매력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다만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 얼마 안 돼 높은 금액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툴 자체는 좋다. 백업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본인 의지에 달렸다"고 전했다.
모기업이 없는 특수성을 지닌 키움은 포스팅을 통해 MLB에 선수들 보내고 이를 통해 자본금을 확보하는 윈윈 효과를 거둬왔다. 송성문에게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단이 있다면 아직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있다. '중장기 비전 실현'을 목표로 거액을 투자한 만큼 포스팅 수용 기준은 기존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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