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재(人災)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어나서는 안 될 악재가 닥쳤다. 안우진(26)이 소집 해제를 한 달 여 앞두고 황당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5일 "투수 안우진이 오른쪽 어깨 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 매체를 통해 안우진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고 구단은 이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논란을 키운 부상 경위와 정확한 부상 상태에 대해선 확인해 추후 발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의혹은 모두 사실이었다. 2023년 12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안우진은 지난 2일 휴일을 맞아 퓨처스팀 홈구장인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실전 점검을 위한 자체 청백전에 나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구단에 따르면 "투구 및 보강 운동 과정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청백전 종료 후 진행된 추가 훈련 중 넘어지면서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부상 경위가 충격적이다. 구단은 안우진이 왜 다치게 됐는지 면밀히 조사했다. "자체 청백전 당시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패배 팀에 추가 훈련(펑고)이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안우진이 속한 팀이 경기에서 패했고 안우진은 추가 훈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패배 팀 전체가 참여하는 분위기 속에서 파트 코치의 권유로 훈련에 동참하던 중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은 "외야 필드에서 진행된 추가 펑고 훈련은 강도가 높지 않았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구단은 이번 부상이 선수단 안전 관리 소홀로 발생한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해당 코치는 부상 이후 안우진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책임감을 느껴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납득이 불가한 설명이다. 투수가 펑고 훈련에 나서는 일은 흔치 않다. 게다가 외야에서 진행된 훈련은 실전과도 동떨어진 일이다. 아직 군인 신분이어서 팀 전체에서도 훈련 지시 등에 조심스러워 하던 상황이었다. 심지어는 훈련 제외를 요청했음에도 억지로 밀어붙이다가 뼈아픈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훈련의 강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쳤고 첫 실전 등판에 나선 선수다. 팀의 특급 에이스이고 내년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까지 키워오던 터였다.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인재다.
WBC 출전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사실상 출전이 무산됐다. 부상을 당한 2일을 시작으로 4일과 이날까지 총 세 차례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이 확인됐다. 뼈아픈 것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검진한 전문의들이 수술 이후 기존의 경기력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견을 밝혔다는 점이다.
구단과 안우진은 국내 병원을 포함해 2023년 팔꿈치 내측측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던 미국 켈란-조브 클리닉 등을 수술 병원 후보로 검토 중이다. 수술 후에는 약 1년여 간의 재활이 예상되며 내년 시즌 전반기 후반 무렵 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우진은 복무 기간 중에도 향후 팀에 합류해 도움이 되고자 자체 훈련을 성실히 이어가며 컨디션 관리에 힘써 왔다. 오는 9월 17일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을 입었으며 오랜 재활을 마친 시점이었던 만큼 아쉬움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안우진의 빠른 회복을 위해 재활 과정 동안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며, 동시에 훈련 과정에서의 부상 방지와 선수들의 안전 관리에 더욱 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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