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펜딩 챔피언' 부산 BNK 썸이 본격적인 실전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처음으로 여자 팀과 맞붙으면서 다시 코트 적응에 나서고 있다.
BNK는 13일과 14일 클럽하우스인 부산 기장군 BNK부산은행 연수원에서 일본 W리그 히타치 하이테크와 연습경기 2연전을 치렀다.
우승 후 휴가를 보낸 BNK는 6월 중순 소집, 비시즌을 시작했다. U-19 여자대표팀이나 화봉중 등과 연습경기를 했고, 7월 초에는 퓨처스리그에도 나섰다. 하지만 박혜진과 김소니아, 안혜지, 이소희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합류해 여자팀과 게임을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들의 호흡을 점검하고, 식스맨들의 상태를 체크할 기회였다.
13일 경기에서 선수들을 최대한 골고루 썼던 BNK는 다음날에는 3쿼터까지 주전 선수들을 대부분 풀로 기용했다. 이소희도 심판과 부딪혀 잠시 빠지지 않았다면 더 오래 투입할 예정이었다. 많이 뛰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라는 배려였다.
2경기에서 BNK는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봤다. 아직 수비에서 호흡이 맞지는 않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톱니바퀴가 맞아떨어지면서 점차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 2경기에서 실점이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점수를 허용했다.
다만 공격에서는 기복이 컸다. 첫날 경기에서는 이상하리만큼 3점슛과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컷인 등이 잘 이뤄지면서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했다. 14일 경기에서는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면서 10점 차로 뒤지기도 했다가,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기도 했다. 심수현, 박성진, 김도연 등 식스맨들이 주로 나왔던 4쿼터 경기력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주전들이 나왔을 때 꼬이는 모습도 나왔다.
다만 히타치 하이테크의 수비가 거칠었던 점은 고려해야 한다. 첫날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던 히타치 하이테크는 2번째 경기에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특히 신장 198cm의 감비아 출신 센터 팔 아마나타의 거친 플레이에 BNK 벤치마저 은근한 불만을 보였다. 경기 중 양 팀 선수들은 아찔할 정도로 부딪히며 코트에 넘어졌다. 특히 박성진은 팔꿈치에 맞아 눈 위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왔고, 김민아는 눈쪽이 찢어지면서 출혈이 일어나는 일도 있었다. 구단에 따르면 김민아는 5바늘 정도를 꿰메야 한다고 한다.

경기 후 박정은 BNK 감독은 스타뉴스와 만나 "조금씩 어떤 조합을 해야 되는지가 보이기는 한다. 박신자컵 전초전으로 한번 해보니까 윤곽이 나오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부족한 부분도 많이 나왔고, 잘된 부분도 있는데, 남은 기간 보강을 해서 시도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 감독은 2연전에서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수비 로테이션이나 공격에서 움직임이 약속이 안되다 보니 선수들이 좀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앞서 6~7월 열린 연습경기와는 달리 주전들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어 "체력훈련 후 공을 만진 지 1~2주 정도 됐다. 확실히 감이 떨어졌다"면서 "맞춰가면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BNK는 현재 안혜지와 이소희, 박혜진, 김소니아 등 4명의 주전은 사실상 확정이다. 이제 나머지 한 자리와 식스맨을 두고 젊은 선수들이 경쟁에 나선다. 박 감독은 "(변)소정이는 아직은 안정감이 없는데, 평균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고, 3년 차 김정은에 대해서는 "그래도 경기를 뛰어봤다고 뭔가 맞추려고 하는 게 나온다"고 평가했다.
또한 김민아나 스나가와 나츠키 등 가드 자원들에 대해서는 "포인트 가드를 보기에는 조금 아쉽다"고 했는데, 특히 나츠키를 언급하며 "우리은행에서는 픽앤팝을 많이 했다보니 픽앤롤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투맨게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훈련 때 박성진과 김도연 등 빅맨 자원들을 붙잡고 직접 레슨에 나섰고, 경기 중에도 계속 플레이를 지적했다. 박 감독은 "저 선수(아마나타)가 키만 크면 좋은데 휘젓는 게 있다. (빅맨들이) 이걸 이겨냈으면 하지만, 그러면 다칠 것 같다"며 "요령을 습득해야 다른 빅맨도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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