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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차 리드에 LG 마무리, 천적 상대 '왜' 등판하나 했더니... 'ERA 18.00→8.31' 효과 확실했다

4점 차 리드에 LG 마무리, 천적 상대 '왜' 등판하나 했더니... 'ERA 18.00→8.31' 효과 확실했다

발행 :

김동윤 기자
LG 유영찬.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LG 유영찬.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유영찬(28)이 호랑이 공포증을 조금씩 극복하고 있다.


LG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8월 17일 인천 SSG전부터 6연승(1무)을 달린 LG는 73승 3무 43패로 같은 날 SSG에 승리한 2위 한화 이글스와 5.5경기 차를 유지하고 선두를 수성했다. 반면 KIA는 5연패에 빠지며 54승 4무 58패로 8위로 처졌다.


점수 차에서 보이듯 이날 LG는 앞선 2경기와 달리 경기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신승을 거뒀다. 가장 큰 위기는 경기 후반 찾아왔다. LG가 2-1로 앞선 8회말 김영우가 폭투에 이어 김호령에게 볼넷을 주며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했다. 유영찬은 김규성에게 볼넷을 주며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박찬호를 상대로 바깥쪽 낮은 곳으로 4개의 슬라이더를 연거푸 떨어트렸고, 두 번의 헛스윙을 끌어내며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9회말도 쉽지 않았다. 유영찬은 위즈덤을 헛스윙 삼진, 나성범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 김선빈에게 좌익선상 2루타, 김석환에게 볼넷을 줘 또 한 번 만루 위기에 놓였다. 한준수를 상대로도 제구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초구 직구와 2구째 포크가 크게 빗나갔다. 이후에는 직구 2개를 몸쪽 높게 던져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마지막 공은 한가운데로 몰렸으나, 한준수의 타이밍이 늦으면서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중앙 담장 앞에서 박해민에게 잡혔다. 천신만고 끝의 시즌 17번째 세이브였다.


유영찬이 KIA를 상대로 불안했던 건 처음 일이 아니다. 그가 1군에 처음 데뷔했던 2023년부터 KIA를 상대로는 유독 좋지 않았다. 이번 광주 3연전 이전까지 17경기 동안 승리 없이 4패 2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다. 유영찬이 특정 팀 상대 역대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가진 건 KIA가 유일해 가히 천적이라 부를 만했다.


올해도 지난달 22일 광주 KIA전에서는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1볼넷 3피안타로 3실점 한 것을 비롯해 평균자책점 18.00으로 부진했었다. 이 부분에 유영찬은 꽤 담담했었다. 유영찬은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KIA전 오랜 부진에 "트라우마 이런 건 절대 없다"고 딱 잘라 말하면서 "그냥 내가 못 던졌고, KIA 타자들이 잘 쳤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 없다. 그저 결과가 안 좋았을 뿐"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LG 유영찬.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유영찬. /사진=김진경 대기자

사령탑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LG 염경엽 감독은 '승리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령탑이다. 어린 선수일수록 부담이 가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경험과 기억을 먼저 쌓고,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유영찬도 이제 겨우 풀타임 2년 차 마무리로서 그 대상 중 하나였고, 23일 광주 KIA전이 적절한 예시였다.


LG는 23일 광주 KIA전에서 5회 만에 6점을 뽑아 8회까지 6-2로 앞서 나갔다. 4점 차 리드하는 상황이어서 세이브 상황도 아니었지만, 마무리 유영찬이 9회 올라왔다. 직전 경기 등판이 20일 잠실 롯데전 1⅓이닝 30구 투구라 컨디션 조절 차원이라 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등판한 유영찬은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나성범에게 풀카운트 끝에 또 볼넷을 주며 위기에 내몰렸다. 최형우부터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앞두고 또다시 악몽이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유영찬은 그대로 마운드를 지키면서 꿋꿋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먼저 최형우를 상대로 포크만 연달아 세 차례 떨어트리며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88홈런 강타자 패트릭 위즈덤은 공 하나로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오선우에게는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공 3개가 크게 빠지면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끝낸 몸쪽 낮게 꽉 찬 직구를 꽂아 넣으면서 1루 땅볼로 경기를 실점 없이 마쳤다.


이때의 승리 경험이 유영찬에게 어떻게 작용했을까. 일단 겉으로 보이는 효과는 확실했다. 유영찬은 다음 날인 24일 경기에서도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KIA 상대 평균자책점을 18.00에서 8.31로 크게 떨어트렸다. 점점 무결점의 마무리로 나아가는 모습. LG가 올해 정규시즌 KIA전은 잠실에서의 2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LG 유영찬.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유영찬.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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