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조부상 아픔을 겪은 황희찬(29·울버햄튼)이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팀은 대역전승으로 리그컵 3라운드에 진출했다.
황희찬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5~2026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64강)에 선발 출전해 후반 36분 교체될 때까지 81분을 소화했다.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경기 모두 후반 교체로 나섰던 황희찬은 이날 경기를 통해 지난 2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이후 처음으로 공식전 선발 기회를 받았다. 그는 이날 주장 완장까지 차고 경기에 나섰다.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특히 전반 42분엔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지만, 오른발로 찬 페널티킥이 왼쪽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골대에 맞고 나온 공을 로드리고 고메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울버햄프턴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황희찬은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상대 골문을 노렸고, 후반 27분엔 미드필드 지역에서 장거리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슈팅 3개를 기록한 황희찬은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36분 교체됐다. 다행히 울버햄튼은 후반 37분과 39분에 터진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의 연속골을 앞세워 3-2 대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3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날 조부상 슬픔을 안고 뛴 황희찬도 하늘에 승리를 바쳤다. 지난 25일 조부상을 당한 황희찬은 가족들의 만류로 귀국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신 현지에 남아 경기에 출전했다. 황희찬은 손목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한자 이름을 문신으로 새길만큼 유독 부모님뿐만 아니라 조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깊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황희찬은 대신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할아버지에 비하면 정말 비교도 안 될 만큼 적지만 대표선수로서 조금이나마 기여했던 부분에서 할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손자였으면 좋겠다. 나에게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던 할아버지, 항상 우리 가족에게 힘이 되어주고 항상 같이해줘서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여서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다"며 추모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엄지성이 선발로 나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완지 시티는 플리머스 아가일(3부)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3으로 이겨 3라운드에 진출했다. 엄지성은 후반 16분까지 61분을 소화했다. 반면 백승호가 후반 교체로 출전한 버밍엄 시티(2부)는 포트베일(3부)에 0-1로 져 탈락했고, 배준호가 결장한 스토크 시티도 브래드포드 시티(3부)에 0-3으로 완패해 리그컵 일정을 조기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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