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 승격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우승도 포기했을까.
K리그2 팀 중 유일하게 2025 코리아컵에서 살아남으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부천FC의 우승 도전이 4강에서 끝났다. 부천은 27일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2차전 광주FC와 홈 맞대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1차전에서도 0-2로 패한 부천은 최종 스코어 1-4로 고개를 숙였다. 광주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코리아컵 결승에 진출했다.
부천도 대기록에 도전하는 상황이었다. 코리아컵 4강에 오른 것부터 무려 9년 만이고, 더 나아가 결승에 진출한다면 구단 새 역사를 이룰 수 있었다. 결승 티켓만 거머쥔다면 우승까지 가능한 일. 광주가 쉬운 상대는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 부천은 제주SK, 김천상무 등을 잡아내며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영민 부천 감독은 코리아컵 우승에 큰 욕심을 가지지 않았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선발 명단만 봐도 사령탑의 뜻이 보였다. 경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천은 전반 추가시간 이의형의 선제골에 힘입어 최종 스코어 1-2로 따라붙었다.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영민 감독은 후반 초반 주전 선수들을 교체투입하지 않았다. 후반 30분이 돼서야 외국인 공격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결국 부천은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영민 감독은 코리아컵에 대해 "K리그1 팀들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라는 목표가 있지만, 우리는 승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K리그2 팀들이 많이 올라오지 못한 것도 로테이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천도 로테이션을 돌렸지만 4강에 진출했다"면서 "리그 중간에 코리아컵을 치르는 건 K리그 팀들에 큰 메리트가 아니다. 더 중요한 리그 경기가 남았다. 오히려 리그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영민 감독의 작심발언이자, 오직 승격에 올인하겠다는 굳은 의지. 코리아컵 우승도 좋지만, 부천과 이영민 감독이 시즌 전 세웠던 최우선 목표는 K리그1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부천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여러 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승격에 도전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없었다.
올해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K리그1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다.
부천은 2025시즌 12승6무8패(승점 42)로 K리그2 4위에 위치했다. K리그2 선두 인천유나이티드(승점 61)의 자리는 확고하다. 2위 수원삼성(승점 51)을 추격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부천의 현실적인 목표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도달한 뒤 K리그1 팀들을 꺾고 승격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이영민 감독은 "승격에 도전하고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그 마지막 로빈이 남았는데, 더 집중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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